뷰페이지

5년 만에 용기 낸 성폭행 신고 외면한 경찰 조만간 징계

5년 만에 용기 낸 성폭행 신고 외면한 경찰 조만간 징계

나상현 기자
입력 2017-07-19 16:13
업데이트 2017-07-19 16: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5년 전 전남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뒤늦게 용기를 내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불성실하게 처리한 경찰공무원들이 징계를 받는다.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전남경찰청은 5년 전 전남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담당 경찰관을 이 같은 내용으로 감찰 조사했으며,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피해자 A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5일 ‘182 경찰 민원 콜센터’를 거쳐 관할 경찰서 담당자에게 “딸이 고교 시절인 5년 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A씨의 어머니가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잘 알지 못하자 담당 경찰관은 피해자가 직접 경찰서에 방문해 진술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서울에 거주하는 딸이 트라우마로 전남에 돌아오길 거부하자 경찰관이 별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고, 그렇게 통화는 허무하게 끝났다.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사건 접수를 유도하고 수사했어야 하는데 경찰 자체 조사 결과 당시 담당 경찰관들은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면담하는 등 2차 상담을 유도하지도, 주거지와 가까운 병원 해바라기 센터(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도록 안내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경찰청은 이들의 행위가 직무태만, 성실의무 위반, 범죄수사규칙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경찰청도 A씨가 직접 182 전화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토대로 신고 거부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했으나, 전화 또는 대면 접촉을 통해 경찰관과 범죄 피해 상담이나 신고 접수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당시 심한 충격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고, 뒤늦게 경찰 상담을 시도했으나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결국 지난해 12월 22일 A씨가 서울 도봉경찰서에 직접 방문해서야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도봉경찰서가 2011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수년 만에 해결한 점 때문에 이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봉경찰서는 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피의자 B씨를 구속하고 함께 사건 현장에 있었던 6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 등은 2012년 전남의 한 모텔에서 당시 여고생이었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B씨를 포함해 남성 6명과 A씨를 모텔로 데려간 여자친구 1명이 함께 있었다.

강성복 전남경찰청장은 “담당 경찰관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책임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면서 “범죄 관련 상담 자체도 기록으로 남기고 단계별로 보고하도록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