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고 간다! 갈 수 있으면 가라!… 국민 안중에 없는 두 배수진

입력 : ㅣ 수정 : 2019-12-0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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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올스톱 나흘째… 팽팽한 여론전
이해찬 “무조건 필리버스터 철회를”
이인영 “새로운 공조의 길 열어 뒀다”
필리버스터 고수 땐 사실상 패싱 선언
4+1 다수 의견… “한국당과 협상” 의견도

한국당 민식이법 역풍 돌파 전력 집중
나경원 “본회의 못 열게 한 건 바로 여당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 아니었다”
비판적 기사 언론중재위 제소 강경 대응
올스톱된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을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국회가 올스톱된 가운데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에도 국회는 열리지 않았다. 5년 연속 예산안을 법정 시한에 맞춰 처리하지 못한 국회는 향후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장은 텅 비어 있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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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스톱된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을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국회가 올스톱된 가운데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에도 국회는 열리지 않았다. 5년 연속 예산안을 법정 시한에 맞춰 처리하지 못한 국회는 향후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장은 텅 비어 있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신청을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민생법안·패스트트랙 법안(선거법 개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정기국회의 모든 안건이 ‘올스톱’된 지 나흘째인 2일, 겉으로는 여야의 팽팽한 여론전이 부각됐지만 속으로는 국회 정상화 무산을 상정한 전략 마련으로 분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을 모색했다. 의총 결과 한국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4+1 공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여당으로서 한국당과의 협상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당이 소위 ‘쿠데타’를 저질렀다고 비판한 이해찬 대표는 “첫째, 기존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고 둘째, 앞으로 민생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길 바란다”며 “그러고 나서 법안을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끝내 우리가 내미는 손길을 거부한다면 또 다른 선택과 결단을 주저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선거법 개정안 등을 하나하나 또박또박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공조의 길로 우리가 열어 놓고 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새로운 공조의 길’은 ‘4+1 공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선거법 개정안 가결이 가능한 찬성표만 확보되면 한국당 없이 국회 일정을 끌고 가겠다는 뜻이다. 실제 오는 10일 정기국회 종료 전에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한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정기국회 종료 후에는 3일 정도의 짧은 회기로 임시국회를 연속적으로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본래 선거법 개정안의 통과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민주당은 외려 4+1 공조의 응집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볼모로 잡았다며 비판 여론이 들끓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민식이법이 당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적극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민주당 규탄대회를 열고 “여당이 감성팔이만 하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본회의가 열렸으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던 민식이법은 당연히 통과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체 누가 그 본회의를 불법적으로 막았느냐. 바로 여당이다.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이라며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를 놓고 공개 토론하자”고 이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다.

민식이법 통과 지연에 따른 안팎의 비난을 여당에 돌리는 한편, 민식이법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한국당은 여론이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해 한국당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키로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두고 ‘쿠데타’라고 하는 여당의 표현들이 ‘합법적 행위’, ‘야당 무력화’ 등의 우리 쪽 표현보다 더 많이 미디어에 뜨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경 대응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지금이라도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라디오에서 “선거법을 필리버스터로 막고 추진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좋지 않다”며 “최후까지 선거법을 놓고 원내지도부가 협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9-12-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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