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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저격수’ 자처한 獨 축구스타 외질

‘中저격수’ 자처한 獨 축구스타 외질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2-16 18:12
업데이트 2019-12-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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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구르 지지에 아스널 중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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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31)이 중국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국 내 중계가 금지되면서 ‘제2의 휴스턴 로키츠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도 홍콩 시위 사태를 옹호하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 독일 국적의 외질은 왜 축구계 퇴출을 각오하고 ‘중국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을까.

●홍콩 지지 역풍 ‘제2 휴스턴 로키츠’ 될판

16일 중국 최대 스포츠지 티탄저우바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데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SNS 게시물보다 외질에게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CCTV는 아스날 경기 생중계를 다른 경기로 대체했다. 앞서 외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은 코란을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폐쇄한다. 이슬람 신학교를 금지하고 이슬람 신학자를 죽인다. 이슬람 형제를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이슬람 여자들을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을 ‘동투르키스탄’으로 지칭하며 중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이슬람 전사로 묘사했다.

●터키 출신 獨서 차별… 인권문제 거론한 듯

외질은 1988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크게 기여해 ‘독일 사회통합의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눈앞에 둔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독재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외질은 터키인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독일 국적을 택했다. 하지만 독일의 뿌리 깊은 민족 차별에 상처를 입고 터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그가 속한 축구팀은 중국 업체의 후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외질은 아스날을 끝으로 유럽 빅리그 생활을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잘 알면서도 그가 중국을 비난한 것은 독일에서 느낀 민족적 설움이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2-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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