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후보자 차남 병역 의혹 공개검증… 李 “비정” 아들 “죄송”

이완구 총리 후보자 차남 병역 의혹 공개검증… 李 “비정” 아들 “죄송”

입력 2015-01-30 00:30
업데이트 2015-01-30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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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십자인대 수술 흔적 확인했다” 4차례 신검마다 등급 달라 논란 계속

군대에 못 간 아들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아들을 일반에 공개한 아버지는 스스로 “비정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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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병역 의혹 검증… 아버지의 눈물
차남 병역 의혹 검증… 아버지의 눈물 이완구(위)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은 병역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은 병역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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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차남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2005년 자료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병역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공개 검증을 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9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차남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2005년 자료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병역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공개 검증을 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34)이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신상과 병력을 공개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회의실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차남은 검은 옷 차림에 착잡한 듯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건장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 죄송합니다. 촬영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이날 오전 차남의 신상 공개를 확언하며 눈물을 흘린 이 후보자는 이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005년 2월과 7월 미국 미시간대병원에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 필름을 들어 보이며 자신이 새로 진단한 결과를 덧붙여 설명했다. 차남이 부상을 입은 지 각각 5개월, 10개월이 지났을 때 촬영한 것이다. 필름 귀퉁이에는 차남의 영문 실명이 찍혀 있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 맞고 이 정도면 정상적인 생활에 장애를 겪지만 이게 병역 면제 사유인지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 ‘병무청이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자 차남의 대퇴골(허벅지뼈)과 견골(정강이뼈)에 터널이 있고 금속물이 있는 것으로 미뤄 수술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무릎 인대 손상과 무릎 내외 파열이 동반되면 100% 수술을 권할 정도로 중환자”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와 이 후보자 차남은 설명회 도중 서울대병원에서 새로 MRI를 촬영한 결과를 공개하며 미시간대학의 것과 똑같은 진단임을 입증했다. 앞서 MRI를 촬영하겠다고 했다가 엑스레이 필름을 들고 오자 공개 현장을 지키던 시민단체인 국민감사단 회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공개 검증을 받기는 했지만 이 후보자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은 국회 청문회에서 다시 거론될 여지를 남겼다. 첫 신검인 2000년에는 3급 현역 복무 판정, 2004년과 2005년 두 차례 신검에서는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가 2006년 네 번째 신검에서 5급으로 군 복무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에게 “큰아들은 군대를 다녀왔고, 둘째는 몸이 좋지 않아 가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좀 마음이 무겁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직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 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총리가 되려는) 내가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2015-01-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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