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도 성별논란…적도기니 女축구선수의 고백

아프리카서도 성별논란…적도기니 女축구선수의 고백

입력 2015-01-15 09:23
업데이트 2015-01-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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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기니 출신 여자 축구선수가 경쟁국에서 제기한 성별 논란 때문에 마음을 다친 일을 공개했다.

독일 투르비네 포츠담의 공격수 헤노베바 아논마(27)는 “아프리카축구협회(CAF) 관계자들이 팀 동료와 관계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내게 옷을 벗으라고 했다”며 “정말 모욕스런 일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극복해냈다”고 14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논마는 2008년 여자 아프리카 챔피언십 결승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적도기니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아논마에게 돌아온 것은 우승의 영광이 아니라 치욕스런 상처뿐이었다.

힘이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경쟁국에서 아논마가 남자가 아니냐고 의심했고 아프리카 축구협회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성별 검사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논마는 “정말 당황했고 심장이 철렁해 눈물을 흘렸다”며 아픈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나 비슷한 사태는 되풀이됐다.

2010년 아프리카 챔피언십에서 적도기니가 준우승하고 2011년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가 적도 기니의 주장 아논마를 비롯해 자매 사이인 살리마타 심포레와 빌기사 등 3명이 남자라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아논마는 “이런 의혹은 내가 단지 빠르고 힘이 세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억울해했다.

정작 도움을 줘야 할 적도기니 축구협회 측도 별다른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 적도기니는 2011년 월드컵에 아논마는 데려갔으나 심포레 자매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의혹을 무마하려 했다.

아논마는 아직도 왜 병원에서 정식으로 성별 검사를 받게 하지 않았는지가 가장 억울하다고 했다.

아논마는 “그들이 병원으로 날 데리고 가서 검사받자고 하길 바랐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것을 나 홀로 증명해야만 했다”며 외로운 싸움을 되새겼다.

아논마는 2009년 독일 분데스리가 FC예나로 진출, 2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보인 공격수다.

두 차례 성별 논란의 아픔을 딛고 2012년 아프리카 챔피언십에서 적도기니에 두 번째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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