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정상화 방안] 2012년까지 직원 25% 감축… 중대형 ‘보금자리’ 중단

[LH 정상화 방안] 2012년까지 직원 25% 감축… 중대형 ‘보금자리’ 중단

입력 2010-12-30 00:00
업데이트 2010-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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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38개 신규 사업장 가운데 상당수를 시행자 변경, 지구 해제, 지구지정 제안 철회 등을 통해 손을 떼기로 했다.

또 2012년까지 직원의 4분의 1가량인 1767명을 구조조정하고, 부장급 이상 간부 직원의 74%를 교체하기로 했다. 보금자리주택 등의 중·대형 분양을 중단하고, 연간 사업 규모를 현행 45조원에서 30조원으로 30%가량 줄일 예정이다.

124조원(12월 29일 기준)의 부채를 떠안은 LH는 29일 이런 내용의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자구책에는 인사·조직 쇄신, 고유목적 외 사업 정리, 원가 절감 및 유동화, 사업시스템 개선 등의 방안이 담겼지만 관심을 끈 전국 414개 개별 사업장의 재조정안은 적시되지 않았다. LH는 이 방안을 시행하면 2014년부터 사업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채권발행액도 매년 6조~10조원이 감소해 91조 4000억원 수준인 금융부채가 2016년 153조원대까지 증가했다가 2018년에는 150조 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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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경기 성남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 눈이 쌓여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9일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경기 성남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 눈이 쌓여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정창수 국토해양부 1차관은 최근 “LH의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을 모아서 발표하거나 살생부를 공개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이미 법적 절차를 거쳐 지정한 사업을 한다, 안 한다고 말하기보다 사업장별 사업성을 따져 내년 2월까지 주민과 협의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사업비 30% 감축

정 차관의 말대로 LH는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의 사업 재조정안을 내놓았다. 정부와 한나라당도 지난 28일 당정협의를 거쳐 지구 이름을 언급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내년 2월까지 30~60개 신규 사업장이 시기나 규모 조정이 아닌 사업 재검토나 제안 철회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38개 신규 사업장(143조원·195.6㎢) 가운데 100여곳이 ▲시기 조정 ▲단계별 추진 ▲규모 조정 ▲사업방식 변경 ▲시행자 변경 ▲사업 재검토 ▲제안 철회 등 7가지 방식으로 나눠 재조정된다. 이 중 사업 재검토나 제안 철회는 사실상 사업 포기를 뜻한다.

신규 사업장은 지구 지정 등만 해 놓고 보상을 시작하지 않은 곳으로, 정리 대상은 내년 1분기에 윤곽이 드러난다. 오산 세교, 파주 운정, 인천 검단, 아산 탕정 등 신도시 4곳과 안성 뉴타운 등 택지개발지구 23곳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성남 대장, 김제 순동, 부안 변산, 고성 가진지구 등 4곳은 이미 사업 제안이 철회됐고 안성 뉴타운은 면적 축소가 확정됐다.

이명호 LH사업조정심의실장은 “138개 신규 사업장 가운데 30곳의 주민협의가 마무리됐다.”면서 “아산 탕정 등 대규모 사업장들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H는 현재 전국적으로 모두 414개 지구, 425조원 규모의 사업을 벌여놨다. 연간 사업비를 30%가량 줄일 방침이어서 414곳 모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276개 지구(282조원·397.8㎢)는 보상이 마무리 단계이거나 조성공사가 진행돼 되돌릴 수 없다. 시기와 규모만 조정된다.

재조정 대상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파주 운정지구 주민은 “정부가 개발한다고 해놓고 미뤄 온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재검토한다니 죽을 맛”이라며 “주민 스스로 지쳐 지구지정 해제를 요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리대상 내년 1분기 ‘윤곽’

LH가 414개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면 부채는 2018년까지 325조 4000억원으로 늘게 된다. 91조 4000억원인 금융부채는 225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 하루 이자비용만 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LH는 자구안 시행으로 2018년까지 금융부채만 예상보다 75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부채 증가 속도는 내년부터 둔화된다.

한편 LH가 2012년까지 전체 인력의 25%인 1767명을 줄이기로 하면서 사내에선 고용 불안 우려도 일고 있다. LH의 한 직원은 “생각보다 큰 폭이라 놀랐다.”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0-12-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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