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청자,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

올림픽 시청자,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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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저조한 시청률에 ‘고전’포털사이트·N스크린 다시보기 ‘호평’

회사원 A(39)씨는 올림픽 기간 출근길이 심심하지 않다.

지난달 가입한 엔(N)스크린 서비스 티빙 애플리케이션으로 밤새 열렸던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출근 때문에 늦은 밤 생방송은 사수하지 못했던 A씨.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켜고 박태환 선수의 수영 경기 결승전을 보고 탄성을 지르다가 심판 오심 논란이 일고 있는 펜싱 경기를 보고 분노의 댓글을 적는다.

스마트폰와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로 국내 시청자들의 올림픽 시청 태도가 변하고 있다.

TV보다는 PC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올림픽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반면 거실의 TV 앞에 앉아서 응원하는 전통적인 올림픽 시청 풍경은 줄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주요 경기의 대부분이 한밤중에 열리는 이번 올림픽의 특징 때문에 저조한 시청률에 시달리고 있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N스크린은 하이라이트 다시보기(VOD)를 무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상파 올림픽 특수 없나?…기업들 광고비 ‘긴축’ =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차 때문에 주요 경기가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열리는 까닭에 시청률에서 난조를 보이고 있다.

2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에 따르면 올해 런던 올림픽 프로그램은 대부분 한자리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수 경기 시청률만 봐도 지난달 30일 오후와 1일 오전 사이에 15% 이상의 시청률(전국 기준)을 얻은 경기는 SBS의 유도 왕기춘 선수의 16강전, 8강전, 4강전(16.6%, 17.9%, 20.2%), SBS의 유도 김재범 선수의 준결승전과 결승전(20.4%, 18.2%),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전(15.1%) 등 여섯 경기 뿐이었으며 이마저 경기 시간이 10분 내외로 짧은 편이었다.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딴 31일 새벽 200m 결승전은 시청률이 6.7%(SBS)에 머물렀으며 오심 논란이 일었던 신아람 선수의 펜싱 경기는 생중계 시청률이 2.3%(SBS)밖에 안됐다.

개막식만 해도 런던올림픽은 지상파 방송 3사를 모두 합쳐 14.0%로 집계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의 40.3%에 한참 못미쳤다.

이런 까닭에 매년 올림픽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누리던 광고 특수가 올해는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요 경기가 SA급(평일 오후 8시~11시)에서 벗어난 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까닭에 광고 물량이 많더라도 광고비의 단가가 높지 않다”며 “여기에 경기 불황도 겹쳐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 특수가 예전 같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IT분야의 한 대기업의 경우 올해 8월 방송 광고 집행비를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 8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 회사 광고 담당자는 “베이징 올림픽 때와 달리 시간차가 너무 심하게 나는데다 회사 사정도 좋지 않은 편이라서 방송 광고비를 대폭 줄였다”며 “올해 8월 광고비를 2008년 대비 52%, 작년 대비 70%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 포털 방문자 ‘급증’…N스크린 다시보기 ‘인기’ = 올림픽 특집페이지를 마련하고 실시간 중계와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는 올림픽 기간 이용자가 급증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네이버는 올림픽 시작 후 방문자가 3배 이상이나 늘었다. 네이버는 유선 인터넷 외에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올림픽 영상을 전하고 있으며 글·사진 기사 등도 특집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티빙, 지상파 방송사들의 푹(POOQ) 등 N스크린 서비스 역시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티빙은 ‘런던올림픽 전용관’을 마련, 경기 종료 1시간 이내에 주요 장면을 다시보기로 제공하는 한편 ‘놓칠 수 없는 주요 경기’, ‘순간 최고 시청률’, ‘영광의 시간’ 등의 코너에서 지난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도 보여준다.

CJ헬로비전은 “올림픽 이후 가입자와 1일 방문객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티빙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아 올림픽이 티빙을 확산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와 N스크린 서비스 모두 이번 올림픽이 향후 이용자 확대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광고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데다 영상 서비스가 무료라서 당장 큰 수익을 주지는 않지만 4년 뒤 올림픽에서는 수익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런던 올림픽이 스마트폰으로 보는 첫 올림픽이라서 광고주들에게는 N스크린 광고가 효율적이라는 인식을 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다음 올림픽에서는 광고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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