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DTI 완화’ 방안에 기대ㆍ우려 교차

전문가들 ‘DTI 완화’ 방안에 기대ㆍ우려 교차

입력 2012-08-17 00:00
업데이트 2012-08-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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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침체 지속 땐 가계부채 문제 더 악화”

전문가들은 17일 발표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보완방안을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는 당국의 노력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야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으면서 가계부채 부담 역시 떨어뜨리려면 현재 리스크가 없는 사람들의 부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샀다가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가계를 도우려면 연체 가능성이 적은 젊은 직장인, 자산가 등이 부동산을 사들여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도 “DTI 규제는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 규제에 손을 댔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환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시간을 버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전문가도 많았다. 실질적인 효과가 불확실할뿐더러 가계부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LG경제연구원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상태에서 DTI 완화가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 직장인들이 미래 가상 소득을 바탕으로 부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보였다. 대출자가 가상의 소득대로 벌 수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져 소득이 줄어들면 결국 갚을 수 없는 빚을 미리 지게 되는 셈이다.

부동산시장이 계속 침체 땐 규제 완화의 의도와 달리 가계부채만 더 쌓일 수 있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나빠져 자산가격이 더 내려가면 결국 집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면서 “경기 침체로 소득증가율 역시 떨어져 가계의 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부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채상환 능력이 있는 젊은 층이나 자산가들도 부동산 가격이 계속 내려가면 결국 빚더미에 다 같이 올라앉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순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주택구매자금을 대출하는 방안에도 경계론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현재 가계부채 채무자는 저소득형, 자영업형, 부동산 과다보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번 규제안은 부동산 과다보유형 채무자가 더 많은 부동산을 갖게 하는 것으로 가계부채 건전성을 봤을 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DTI는 한국과 같이 외부충격에 약한 나라에서 금융기관 부실화와 가계부채 급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완화 안은 규제의 본래 목적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DTI 규제의 목적은 유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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