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인수 저축은행 수신액 ‘반토막’

금융지주 인수 저축은행 수신액 ‘반토막’

입력 2012-08-22 00:00
업데이트 2012-08-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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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저금리로 예금 매력 줄어… 경기침체 이유 신규영업 꺼려

4대 금융지주에 인수된 저축은행들이 인수 당시보다 예금은 60%, 대출은 7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신규 영업을 꺼리기 때문이다.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이 다음 달 3일부터 각각 우리금융·하나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하지만 저축은행들의 ‘개점휴업’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KB·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의 예금과 대출 모두 ‘반토막’이 났다. 4대 지주 저축은행의 예금 총액은 인수 당시 8조 2296억원에서 올 3월 기준 3조 2604억원으로 60.3%, 대출 총액은 같은 기간 6조 8162억원에서 1조 9224억원으로 71.8% 각각 감소했다. 신한(옛 토마토)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당시 3조 9776억원이었던 수신액이 3월 말 기준 30% 수준에 불과한 9850억원으로 급감했다. 제일2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이 합병된 하나저축은행도 2조 2600억원이었던 수신액이 같은 기간 67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저축은행도 1조 18억원에서 550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저축은행 예금액이 급락한 것은 2011년 2월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시작된 부실 사태로 예금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탓이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로 주저앉는 등 예전만 못한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책임은 은행에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주회사들이 몸을 지나치게 사리면서 신규 대출 영업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출액이 줄어든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금융지주사는 1차 영업정지 때부터 ‘울며 겨자 먹기’로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삼화와 솔로몬, KB금융지주는 제일, 신한금융지주는 토마토, 하나금융지주는 제일2·에이스·한국 저축은행을 떠맡았다.

대신증권은 부산2·중앙부산·도민, 현대증권은 대영, BS금융지주는 프라임·파랑새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는 금융위원회 승인이 나는 대로 미래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짓고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대전·전주·보해·경은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심사 능력 등을 강화해 서민에게 대출을 확대하는 등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2-08-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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