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맞은 유통업계…인사 칼바람 부나

불황맞은 유통업계…인사 칼바람 부나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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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친정체제’ 굳히기 여부 관심, 신세계 구학서-정용진 체계 이어가나

계속되는 불황으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유통업계가 인사철을 맞았다. 벌써부터 풍문이 흉흉하다.

15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막판 인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롯데-신세계의 ‘점포빼앗기’ 싸움이 벌어진데다 실적마저 안 좋아 일부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권 승계는 대체로 이뤄진 상황이지만 2대 오너의 친정체제가 어느 정도 굳혀질지도 관심사다.

전통적으로 매년초 인사를 단행하는 롯데그룹은 이번에도 내년 2월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그룹 안팎에선 신동빈 회장이 2011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올라선 이후 올초 대대적인 물갈이로 ‘신동빈 체제’를 구축한 만큼, 인사 자체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여전히 ‘왕회장’ 자리에 있기 때문에 올초 신동빈 회장이 짜놓은 판에 어떤 식으로 관여하느냐에 따라 신 회장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취임 2년째를 맞은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이 제 목소리를 본격 낼지 여부도 이번 인사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랜 경쟁 구도를 형성해 온 소진세 롯데슈퍼 사장과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의 이동 여부도 관심사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초 대규모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인사이동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룹 분위기도 한두해 실적으로 경질하는 풍토가 아니어서 조금 더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세계도 정용진 부회장이 비교적 최근인 2010년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승진해 올해 추가적인 이동은 없다는 게 대체적 기류다.

다만 주요 임원들이 3년 임기를 마쳐 오너 일가를 제외하곤 큰 폭의 이동이 점쳐진다. 시기는 내달초가 유력하지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우선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임기 3년을 채웠다. ‘구학서-정용진’ 체제가 계속될지가 첫 관전 포인트다.

구 회장 본인은 오래전부터 퇴진 의사를 밝혀 왔지만, 이명희 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오랜 정설.

정용진 부회장도 어머니의 사람이자 ‘선생님’ 격인 구 회장을 편치만은 않아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 부회장 체제가 확실히 안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구 회장은 당분간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그룹의 ‘실세’로 통하는 허인철 전략실장의 이동설도 나돌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허 실장은 그간 승승장구해 왔지만 신세계 인천점이 세들어 있는 인천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롯데에 빼앗긴데다 강남점을 방어하기 위해 센트럴시티를 고액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최병렬 이마트 대표 역시 모두 3년 임기를 마치는 만큼 그룹의 양대축인 백화점과 마트 수장 교체 여부에 따라 대규모 연쇄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늦어지고 있다. 대대적인 임원 변동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지난 9월 이재현 회장이 해외사업과 관련해 ‘호통’을 친 일도 있었던 만큼 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당시 이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J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70여명을 앞에 놓고 “책상에 앉아 보고서만 만들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 실적이 예상한 것만큼 성장하지 못하자 이재현 회장이 계열사 임원진에 불만을 느낀 것 같다”며 “이번 인사에서 해외사업부문의 변동 폭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적극적인 외부인사 영입이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CJ는 2010년 디자이너 출신 컨설턴트 노희영 브랜드전략 고문을 영입, 톡톡히 재미를 누렸다.

그룹측은 “예년과 다를 바 없는 인사가 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특별히 이상한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전략에 대한 개념을 새로 잡고 있어 해외 사업쪽이 개편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영권 승계가 완결되지 않은 기업들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동서식품, 한국야쿠르트,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농심 등 2세로 경영권을 넘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 속에 연말인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머리를 싸매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식품업체들이 내수시장에 안주한 채 해외수출이나 연구개발(R&D) 투자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터라 이 부문을 강화하는 인사가 이뤄질지도 업계 전문가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밖에 대상그룹은 이달초 조용한 인사를 마무리했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에이치에스 대표와 차녀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을 둘러싼 인사는 없었다.

회삿돈 유용 문제를 일단락 지은 오리온도 특별한 인사 계획은 없다.

담철곤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지만 아직 3심이 남아있어 인사는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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