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산업·타이어 그룹 제외 소송’ 기각됐지만…금호아시아나 ‘불편한 속내’

‘금호석화, 산업·타이어 그룹 제외 소송’ 기각됐지만…금호아시아나 ‘불편한 속내’

입력 2012-11-16 00:00
업데이트 2012-11-16 00: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주력사 부진 올 워크아웃 졸업 힘들 듯… 석화는 실적 좋아 여유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제외시켜 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소송에서 진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여유있는 표정이다. 반면 사실상 소송에서 이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3년 전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분리 수순을 밟아 온 두 기업의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두 그룹은 앞으로 법적인 형태와 관계없이 독립그룹 형태로 상호 경쟁하며 회생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은 15일 금호석유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계열분리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그룹 계열회사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형인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각각 지난해 3월과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두 회사가 지분율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박삼구 회장이 여전히 인사 등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계열 제외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금호석화는 같은 해 7월 공정위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그룹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진정 계열분리를 원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팔면 되는데 왜 굳이 소송을 이어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호석화 측은 대법원에 항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금호석화가 재판을 강행하려는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두 회사를 떼어 낼 경우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1%)이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의 아들 세창씨가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만약 두 회사가 계열분리될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이 주력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세 회사를 모두 잃고 공중분해된다.

이번 재판 결과로 금호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그룹(금호석유화학, 금호미쓰이화학 등)이 함께 가는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게 됐다.

재계 순위 16위인 금호아시아나는 이번 재판 결과에 안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계열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올해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금호석화그룹은 계열사 리더인 금호석화가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올해 말 자율협약을 졸업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는 올해 자율협약을 졸업하면 박찬구 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며 큰 틀의 경영계획들을 다시 짤 것”이라면서 “당장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힘든 금호아시아나로서는 새해 금호석화의 행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11-16 23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