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에서 또다른 페이퍼컴퍼니 운영한 예보

조세피난처에서 또다른 페이퍼컴퍼니 운영한 예보

입력 2013-06-20 00:00
업데이트 2013-06-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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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퇴출된 삼양종금의 유령회사 받은 것…금융사고 없었어”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예금보험공사의 ‘페이퍼컴퍼니’ 공방이 2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예보 산하의 또 다른 유령회사들이 존재했단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20일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8차 명단을 공개하며 “예보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자회사인 ‘한아름종금’을 통해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아름종금이란 외환위기 당시 퇴출당한 종금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했던 이른바 ‘가교 종금사’다. 예보 산하로 역시 어마어마한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 중엔 페이퍼컴퍼니 설립대행업체가 1999년3월부터 2001년까지 한아름종금에 페이퍼컴퍼니 세 곳의 회계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하는 팩스문서가 있다. 모두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설립된 회사들이다.

뉴스타파는 “(이 팩스의) 수신자는 한아름종금 김모씨로, 수신처는 한아름종금 사무실”이라며 “당시 한아름종금이 페이퍼컴퍼니들을 관리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한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로 허용·신상헌이란 인물이 나온다. 이들은 각각 당시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 직원,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된다.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에는 역시 삼양종금 출신의 진대권씨가 이름을 올렸다.

예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예보는 이날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이 페이퍼컴퍼니는 1997년 삼양종금이 투자 목적으로 만들었다”며 “삼양종금 퇴출 후 자산이 한아름종금으로 이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상당히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페이퍼컴퍼니의 개수, 등기이사 등 다른 보도내용도 현재 확인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막대한 공적자금이 제대로 쓰였고 적절히 회수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예보가 관련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와 예보는 지난 15일에도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당시 뉴스타파는 예보가 외환위기 때 국회·정부 등 감독기관 몰래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직원 개인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보는 “당시 퇴출당한 삼양종금의 국외자산을 신속히 환수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며 “탈세나 부정적인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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