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시킨 팀장, 보너스 깎이고 승진도 불이익

야근시킨 팀장, 보너스 깎이고 승진도 불이익

입력 2013-07-07 00:00
업데이트 2013-07-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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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팀장 인사고에 ‘직원 야근’ 반영

정유업계에 ‘쉴 땐 쉬는’ 휴식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2주간의 충분한 휴가는 기본이고 직원이 야근을 하면 팀장이 보너스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까지 나왔다.

대규모 설비를 가동해 휴일 없이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휴식’ 운운하기가 어색한 분위기는 옛말이 됐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일부터 ‘초과근무 제로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초과근무 현황과 개선 여부에 따라 팀장 등 임원들의 인센티브를 결정하고 연말 인사평가에도 이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직원이 야근할수록 팀장은 보너스를 깎이고 승진에서마저 밀려나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시계 바늘이 오후 6시를 가리키면 사내 곳곳에서 ‘퇴근하세요’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팀장은 직원들의 자리를 돌아다니면서 퇴근을 독려한다.

꼭 야근을 해야 한다면 사전 신고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오후 7시부터는 사내 냉난방도 꺼버린다.

SK이노베이션이 업계 최초로 직원 야근과 팀장의 인사고과를 연결하는 등 ‘야근 철폐’를 위한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구자영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구 부회장은 2009년 3월 SK에너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만성적인 야근이야말로 ‘조직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악(惡)’이라고 규정했다.

구 부회장은 이에 앞서 2010년부터 2주간의 긴 여름휴가를 도입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초과근무 제로화 프로젝트는 ‘즐겁고 신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이라면서 “관행적인 근무 방식을 혁신해 일하는 엄마·아빠가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직원이 휴가를 다 쓰지 못할 경우 팀장에게 불이익을 준다.

이 업체는 2010년부터 ‘집중휴가제’를 도입해 전 임직원이 반드시 ‘2주 이상 연속된 휴가’를 원하는 때 쓰도록 했다. 연초 집중휴가 계획서를 일괄 접수한 뒤 직원의 휴가 사용 결과를 팀장 등 관리직의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장기 휴가로 인한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관리직이 휴가를 가면 다른 부문의 부서장이 업무를 대리하는 체제를 병행한다. 해외에서도 집중휴가제를 철저히 지켜 싱가포르 지사장의 휴가 때 한국 본사의 팀장이 현지로 날아가기도 했다.

이 덕분에 임직원의 재충전은 물론 사내소통도 활성화됐다고 업체는 전했다.

작년 9월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오후 5시30분에 정시 퇴근하는 ‘패밀리데이’도 시행 중이다.

GS칼텍스는 2009년 업계 최초로 2주간 휴가를 쓸 수 있게끔 하는 ‘리프레쉬 휴가제’를 실시했다. 그밖에도 국내 28개 콘도 회원권을 확보해 임직원에게 사용 기회를 제공한다. 일부 숙소는 추첨에서 당첨될 경우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오일뱅크는 2주간의 ‘집중휴가제’에 더해 매월 1일 이상 사용하는 ‘가족사랑휴가’를 준다. 승진한 임직원에게는 해당 연도에 한해 1주일의 ‘안식휴가’를 추가 제공해 총 3주간의 느긋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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