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을 주름잡는 4대 금융지주사(KB·신한·우리·하나)가 올해 상반기에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만 놓고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방불케 한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지주는 자산이 절반 규모인 기업은행보다도 순이익이 적다.
금융지주들은 한결같이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저금리 기조와 국내 경기 부진도 이익을 줄이고 손실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고임금 등 방만한 비용관리, 예대마진에 치우친 사업방식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배구조가 재편되는 어수선한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 상반기 순익 반 토막
2일 발표된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우리금융이 공시한 상반기 순이익은 3천583억원으로, 같은 날 공시한 기업은행의 순이익 4천680억원보다 1천억원가량 적다.
우리금융의 자산은 국내 최대 수준인 429조원으로, 기업은행 자산(연결기준 223조원)의 약 2배다. 우리금융은 가게만 크게 차려놓고 실속은 못 챙긴 셈이 됐다.
실적 악화는 우리금융만의 얘기가 아니다. 금융권의 ‘큰형’들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예외 없이 실적이 나빠졌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5천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6% 줄었다. KB금융도 상반기 순이익이 50.3% 줄어든 5천750억원이다.
그나마 신한금융이 1조363억원을 벌어 ‘체면치레’를 했다. 물론 이마저도 지난해보다는 29.0% 줄어든 규모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5천262억원으로, 지난해 5조1천179억원보다 정확히 50% 줄었다.
금융지주들의 이익 감소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 부진이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1천억원보다 1조원(48.0%) 줄었다고 밝혔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24%와 3.09%로 지난해보다 0.22%포인트와 3.06%포인트 내렸다. 수익성이 반 토막 난 셈이다.
금감원은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고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착시효과 탓” vs “방만 경영 때문”
금융지주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수익성이 나빠진 데는 외부 변수와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꼽는 요인은 일회성 이익이다. 지난해 주식 매각 등으로 이익을 많이 낸 것처럼 보여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인다는 얘기다.
이런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영업권 관련 이익이 생겼고, 우리금융은 SK하이닉스 등의 주식을 팔아 이익이 났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고 비교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증가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금융은 여기에 더해 민영화를 앞두고 물어야 할 법인세 비용 600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와 STX 부실사태 등도 은행들이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줄어 은행의 이익은 감소한다. STX 같은 대기업 부실도 수익성 관리에는 치명타다.
그럼에도, 금융지주들이 이런 실적 악화를 자초한 측면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고액연봉’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지주 회장들이 수십억원씩, 일반 직원들도 평균적으로 억대의 보수를 챙겨 인건비 지출이 실적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여지없이 수익성이 추락하는 ‘이자 따먹기’ 장사 방식이 여전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은 전임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도 일선 직원들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실적만 놓고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방불케 한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지주는 자산이 절반 규모인 기업은행보다도 순이익이 적다.
금융지주들은 한결같이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저금리 기조와 국내 경기 부진도 이익을 줄이고 손실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고임금 등 방만한 비용관리, 예대마진에 치우친 사업방식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배구조가 재편되는 어수선한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 상반기 순익 반 토막
2일 발표된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우리금융이 공시한 상반기 순이익은 3천583억원으로, 같은 날 공시한 기업은행의 순이익 4천680억원보다 1천억원가량 적다.
우리금융의 자산은 국내 최대 수준인 429조원으로, 기업은행 자산(연결기준 223조원)의 약 2배다. 우리금융은 가게만 크게 차려놓고 실속은 못 챙긴 셈이 됐다.
실적 악화는 우리금융만의 얘기가 아니다. 금융권의 ‘큰형’들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예외 없이 실적이 나빠졌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5천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6% 줄었다. KB금융도 상반기 순이익이 50.3% 줄어든 5천750억원이다.
그나마 신한금융이 1조363억원을 벌어 ‘체면치레’를 했다. 물론 이마저도 지난해보다는 29.0% 줄어든 규모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5천262억원으로, 지난해 5조1천179억원보다 정확히 50% 줄었다.
금융지주들의 이익 감소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 부진이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1천억원보다 1조원(48.0%) 줄었다고 밝혔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24%와 3.09%로 지난해보다 0.22%포인트와 3.06%포인트 내렸다. 수익성이 반 토막 난 셈이다.
금감원은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고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착시효과 탓” vs “방만 경영 때문”
금융지주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수익성이 나빠진 데는 외부 변수와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꼽는 요인은 일회성 이익이다. 지난해 주식 매각 등으로 이익을 많이 낸 것처럼 보여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인다는 얘기다.
이런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영업권 관련 이익이 생겼고, 우리금융은 SK하이닉스 등의 주식을 팔아 이익이 났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고 비교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증가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금융은 여기에 더해 민영화를 앞두고 물어야 할 법인세 비용 600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와 STX 부실사태 등도 은행들이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줄어 은행의 이익은 감소한다. STX 같은 대기업 부실도 수익성 관리에는 치명타다.
그럼에도, 금융지주들이 이런 실적 악화를 자초한 측면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고액연봉’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지주 회장들이 수십억원씩, 일반 직원들도 평균적으로 억대의 보수를 챙겨 인건비 지출이 실적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여지없이 수익성이 추락하는 ‘이자 따먹기’ 장사 방식이 여전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은 전임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도 일선 직원들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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