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8㎓대역 확보여부에 관심 집중…이통사간 ‘두뇌·돈’ 전쟁
2일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에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출사표를 던지면서 LTE 주도권을 둘러싼 3사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전례없이 복잡한 경매 방식과 3사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통신업계는 이번 주파수 경매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통신 3사는 이번 경매에서 LTE용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 LTE 품질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주파수는 흔히 고속도로에 비유되는데, 광대역 주파수는 차로가 많은 고속도로와 같아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효율성도 높아진다.
미래부가 경매에 내놓은 주파수는 2.6㎓ 대역 40㎒폭 2개 블록(A·B), 1.8㎓ 대역 35㎒폭 1개 블록(C), 1.8㎓ 대역 15㎒폭 1개 블록(D) 등 총 4개 블록이다.
이 가운데 많은 관심이 쏠리는 대역은 ‘KT 인접대역’으로 불리는 D블록. 이 대역은 KT의 현 LTE 주파수 대역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KT가 이 대역을 가져가면 주파수 대역폭을 쉽게 늘려 지금보다 2배 빠른 LTE 전국망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이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D블록 확보를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부는 D블록을 둘러싼 3사의 견해차를 고려해 D블록을 빼고 나머지 세 블록만 내놓은 ‘밴드플랜1’과 D블록을 포함해 4개 블록을 모두 내놓은 ‘밴드플랜2’를 동시에 경매에 부친다. 경매 결과 입찰가가 더 높게 나온 밴드플랜을 최종 선택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3사는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입찰가를 높이는 ‘돈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또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두뇌 싸움’도 펼쳐야 한다.
KT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LTE 대역폭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D블록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는 현재 보유한 900㎒ 주파수 대역이 혼·간섭 문제를 겪고 있어서 이미 경쟁사가 상용화한 LTE-A 서비스를 당장 도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관점에서 KT가 밴드플랜2의 D블록(D2)를 확보하는 것은 이통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위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최신형 스마트폰에서만 LTE-A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KT는 D2블록 확보 시 가입자가 이미 보유한 단말기에서도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국에 LTE-A 망을 새로 구축하려면 막대한 투자비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KT에 가입자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담합해 KT의 D2블록 확보를 저지하거나, D2블록의 입찰가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석수 KT 경쟁정책담당 상무는 “이번 경매안은 담합에 따른 ‘승자의 저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경매에서 담합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 신고 등 조치할 것”이라고 밝히고, 정부에 담합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담합은 불가능하며 고려 대상도 아니다”라며 일축하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주파수 경매의) 구조가 잘못 담합하면 다치게 돼 있다”며 “담합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못한다”고 밝혔다.
3사가 모두 사운을 걸고 경매에 임하고 있고, 주파수 경매 방식도 복잡하기 때문에 어느 주파수 대역이 어느 사업자로 가고, 가격은 얼마로 책정될지 등은 예측하기 어렵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상황에 따라 달라서 (각 블록의) 가치를 비교하기 쉽지 않고 가격이 어떻게 될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정책협력담당 상무는 “각 사업자의 전략과 경쟁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주파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떤 주파수를 가져갈 때와 경쟁사가 가져갈 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치열한 두뇌싸움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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