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되면 남북 주민위한 공익사업 시작”

“개성공단 정상화되면 남북 주민위한 공익사업 시작”

입력 2013-08-21 00:00
수정 2013-08-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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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개성공단, 국민여론이 가장 중요”

“개성공단이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되면 남북 양측 주민들을 위한 공익사업을 시작해 입주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한재권(58)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의 장기 가동중단과 관련, “이번 사태가 개성공단 사업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면서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다가가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사실 이전에는 공단에서 단순히 사업만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여론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기업인들이 국민을 위해 더 잘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제5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에 선출된 한 회장은 패션잡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서도산업 대표로 2008년부터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가동했다.

회장 취임 1년 만에 공단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그는 북한이 통행을 차단한 지난 4월부터 매일 협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주말만 대구 자택에서 보내며 개성공단 사태 해결에 힘써왔다.

주무부처인 통일부 관계자는 물론 여야 의원들을 만나고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도 따라가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발이 닳도록 찾아갔다.

한 회장은 “남북이 정상화에 합의하기까지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며 “회장을 맡아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권투선수가 시합에서 얻어맞고 입원했다가 다음 날 회복해서 다시 뛰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서로 다른 업종인 입주기업 123곳을 이끄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남북 6차 실무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지난달 29일에는 개성공단 사태에 진전이 없는 데 책임을 지고 다른 비대위 공동위원장들과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공단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견 충돌이 잦아진 입주기업들을 추스르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한 회장은 “기업들이 길거리로 나가 강경 대응을 하자는 부류와 정부를 믿고 기다리자는 두 부류로 갈라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면서 “이제는 그런 갈등을 뒤로하고 힘을 결집해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이 지난 14일 7차 실무회담에서 극적으로 정상화를 타결하면서 133일 만에 웃음을 되찾았지만, 기업 정상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여전히 무겁다.

공단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다시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남북이 1차적으로 공단 정상화에 합의했다면 이제는 2차적으로 기업들을 정상화해야 하는 단계”라며 “바이어들이 다 떠나고 설비가 손상된 상태의 개성공단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개성공단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면 기업들이 남북 관계 개선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국민에게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여태까지 남북관계가 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사업이 모두 중단돼도 개성공단은 유지됐다”며 “이번에도 개성공단 사태를 계기로 이산가족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대화를 재개하는 것을 보고 기업인들이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업인들도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활동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야 하지만 분명히 가시적인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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