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채권 애정’ 식는다…보유잔고 첫 감소

외국인 ‘원화채권 애정’ 식는다…보유잔고 첫 감소

입력 2013-09-03 00:00
업데이트 2013-09-0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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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미국 FOMC 앞두고 원화채권 투자 ‘눈치보기’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외국인이 원화채권 보유잔고를 여전히 100조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국채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그동안 보여왔던 ‘원화채권 애정’을 잠시 보류한 모습이 역력하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101조6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째 100조원 이상을 웃돌았지만, 월별로 살펴볼 때 올해 처음으로 잔고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는 올해 1월 말 90조1천371억원에서 4월 말 97조3천92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5월 말 100조6천69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외국인 원화채권 잔고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고, 6월 말(101조2천266억원)과 7월 말(102조9천151억원)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8월 말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가 101조원대로 줄어들면서 올해 줄곧 계속됐던 잔고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채권 전문가들은 9월 미국 FOMC를 앞두고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관망세가 강화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는 17∼18일에 열리는 미국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도, 매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채권 시장은 펀더멘털이 취약한 다른 신흥국 시장과 차별화되겠지만 신흥국 시장 리스크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한국이 완전히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에서의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이탈 강도가 인도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수준은 아니겠지만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이슈가 본격화된 가운데 외국인 수급 여건이 과거처럼 긍정적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외국인이 국채 선물시장에서 강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원화채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버냉키 쇼크’ 이후부터 8월 중순까지 국채 선물시장에서 강한 숏(매도전략) 포지션을 취했지만, 최근 들어 순매수세를 보이며 8월 말 기준으로 3년 만기 국채 선물을 4만3천 계약 순매수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리아 사태 등 금리 하락 재료가 발생하자 외국인이 만일을 위해 중립 수준의 포지션으로 되돌아온 것이지 이를 롱(매수전략) 포지션으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주된 원인이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 이슈인 만큼 테이퍼링의 시기와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9월 FOMC 이후에야 외국인의 투자 방향성이 확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10일과 17일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 중 약 9천억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에 대한 외국인의 재투자 여부를 통해 외국인의 향후 원화채권 투자 방향성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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