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계로는 안가고 기업으로만 간다

돈, 가계로는 안가고 기업으로만 간다

입력 2013-09-11 00:00
수정 2013-09-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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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 주체별 통화 통계 첫 공개

시중의 돈이 가계로 흘러가는 속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기업으로 들어가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서 처음 공개한 ‘경제주체별 통화통계’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의 증가율은 7월 현재 2.5%(평잔·원계열)에 그쳤다.

반면 기업의 M2 증가율은 8.3%나 됐다. 가계의 3배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M2는 현금과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인 협의통화(M1), 2년 미만 정기 예ㆍ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시장형 상품을 포괄하는 유동성 지표다. 쉽게 요약하면 언제라도 결제자금화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가계와 기업의 M2 증가율은 지난해 6월까지도 각각 4.1%, 6.6%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가계의 M2 증가율은 작년 12월 3%대로 떨어지더니 올해 6월엔 2%대로 반 토막이 났다.

반면에 기업의 M2 증가율은 작년 11월 4.4%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1월 6%대로 뛰더니 2월 7%대, 5월 8%대를 돌파하며 가계와의 차이를 벌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M2가 모든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 창출되는 부가가치 중 기업의 몫이 커지고 가계의 몫이 작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이익 중 근로자 임금으로 돌아가는 몫을 보여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은 2006년 61.3%에서 2010년 58.9%로 내려간 뒤 회복을 못 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부진에 따른 가계의 소비위축, 기업의 투자유보 등도 가계와 기업의 M2 증가율 차이를 확대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현재는 자료의 시계열이 충분하지 않아 특별한 해석이나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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