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가 ‘쌍끌이’ 역할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가 4.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2013년 금융동향과 2014년 전망’ 세미나에서 “2014년에는 수출과 투자가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연간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3.6~3.7%)을 소폭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의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3.7%, 한국은행은 3.8%, 기획재정부는 3.9% 수준으로 각각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2.3%·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7.5%에 달해 경기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과 수출 증가세가 뒷받침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수출 증가율도 세계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5.4%·예상치)보다 높은 6.7%로 내다봤다.

설비투자와 수출이 4%대 성장 탈환에 ‘쌍끌이’ 역할을 한다는 예상이다.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3.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1.9%·예상치)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률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건설투자는 올해(4.1%·예상치)보다 낮은 2.2%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2.4%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올해(617억달러·예상치)에 이어 529억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달러 당 1,074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내년 하반기 물가가 당국의 목표범위(2.5~3.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고려 역시 필요하다”며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재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복지정책 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연구원의 전망보다) 소비증가가 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수출 증가세는 연구원 전망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내년 성장률이 정부 예상치인 3.9%에 이르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정책들이 빨리 통과가 돼야 한다”며 “여기서 헤매게 되면 기업투자도, 부동산 시장도, 민생도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