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배아 13만개 버려져…”불임시술 배란 과도 탓”

한해 배아 13만개 버려져…”불임시술 배란 과도 탓”

입력 2013-12-05 00:00
수정 2013-12-0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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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시술 증가와 과도한 배란을 일으키는 시술 관행으로 국내에서 한해에 버려지는 배아가 13만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불임시술 과정에서 만들어진 후 쓰이지 않아 폐기된 배아는 작년 한 해만 13만1천708개에 이른다.

복지부에 등록된 배아생성의료기관이 작년에 불임시술 과정에서 생성한 배아는 보고량 기준으로 24만7천736개이며 이 가운데 9만4천791개가 임신을 목적으로 여성에게 이식됐다.

5만178개는 추가 시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냉동 보관됐고, 나머지 10만2천767개는 버려졌다. 연구용으로 쓰인 배아는 없었다.

2012년 이전에 생성, 보관된 배아 19만 1천444개 중에서는 1만2885개가 임신에 쓰였고 1만2천885개가 폐기됐다.

이에 따라 작년 새로 생성된 배아와 기존 보관량을 합쳐 13만개가 한 해에 폐기됐다.

이런 폐기량은 인구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외국과 비교해 훨씬 많은 수준이다.

작년말 불임시술로 형성된 배아의 관리 실태를 발표한 영국은 22년간 170만개를 폐기, 연간 폐기량이 7만7천개꼴로 파악됐다.

매년 배아가 다량 폐기되는 까닭은 국내 의료기관들이 지나친 과배란으로 난자를 다량 얻어 배아를 많이 만들어내는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국은 불임시술 때 이식 배아의 수를 법률로 규제하거나, 이식 배아 수 등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불임클리닉이 보통 1∼2개 배아를 이식하고 3개를 넘겨 이식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배아 이식 수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 여전히 외국에 비해 과배란을 심하게 유도하며 그 결과 남아서 버려지는 배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복지부 의뢰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개선 연구를 수행한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의 김명희 연구부장은 “정부의 불임시술 지원이 늘면서 국내 시술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고 생명윤리 훼손을 막기 위해서 앞으로 정부가 불임시술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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