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국민銀 부실의혹’ 파악위해 카자흐 방문

당국, ‘국민銀 부실의혹’ 파악위해 카자흐 방문

입력 2013-12-08 00:00
수정 2013-12-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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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부원장, 카자흐·우즈벡 금융당국 접촉

국민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의 부실 의혹을 파악하고자 금융당국이 극비리에 현지 점검에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과 금융 협력 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 저녁 알마티로 출국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부원장이 1주일간의 일정으로 극비리에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떠난 것으로 안다”며 “이들 국가와 금융협력을 다지고 현지 진출 금융사 현황 점검 및 지원 방안 논의를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게 주목적이라는 태도이지만 BCC 부실 관련해서도 양국 간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자흐스탄 측은 ‘자금세탁 혐의로 BCC의 외환업무를 1개월 정지했다’는 검사 결과를 금감원에 공문으로 통보하고 추가 협의를 위한 한국 측의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2008년 BCC 지분 41.9%를 9천392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BCC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하락하고 현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2010년 2천442억원의 적자를 냈다.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2007년 12월 공지한 바에 따르면 BCC는 영업이익 부풀리기 등 장부 조작과 분식회계 혐의로 120만텡게(900만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현지 금융사의 통상적인 과징금이 5만텡게라는 점에 비춰볼 때 부실이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자흐스탄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2008년 인수하자마자 대규모 손실을 냈다는 것은 사전 조사가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인수 당시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상위 은행이었으나 지금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BCC 장부가에 대한 의혹도 여전하다.

최근 국민은행 내부에서도 BCC 장부가를 놓고 논란이 크게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현재 장부가는 1천471억원이다.

특히, 카자흐스탄 금융권에서는 BCC 지분의 가치가 한국 회계법인이 계산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9천여억원에 인수했으나 현재의 실제 가치는 300억~4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은 BCC가 부실담보를 리파이낸싱해 자산 처리한 것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충당금을 쌓으라고도 권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국민은행도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최근 BCC 추가 부실 의혹에 대해 “현지 감독당국이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충당금 적립액과 관련된 논의가 있지만 대규모 부실이 새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에서 BCC 문제 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신한은행 현지법인, 현대증권 사무소의 현황도 둘러볼 예정이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지 금융당국과 한국 금융사의 현지 진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신한은행 사무소, 수출입은행 사무소, 산업은행 현지법인 관계자들을 만나 애로 사항도 청취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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