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6조1천400억원…반도체·DP 수요정체·가격하락IM부문 연간이익 유일 감소…소비자가전 선전
삼성전자가 4년 연속 매출 200조원대를 달성했지만 5분기 연속 성장세가 꺾였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선전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2조4천200억원, 영업이익 6조1천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3.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92% 줄었다.
3분기에는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한 긍정적인 환율 효과가 겹쳤지만 이번에는 원화 강세로 인해 세트사업을 중심으로 4천억원 수준의 부정적인 환율 효과가 발생했다.
◇ ‘효자’였던 반도체 영업이익 3조원 아래로
3분기 깜짝 실적에 가장 큰 공을 세운 부문은 DS(부품), 그중에서도 반도체였다.
반도체는 지난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3조6천6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 2010년 3분기(3조4천200억원)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매출 13조2천1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에 그쳤다.
메모리 시장은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모바일용 제품의 수요는 늘었다. 그러나 PC 수요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급까지 겹쳐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스템LSI 사업도 SoC(시스템온칩) 제품 등의 성수기 효과는 둔화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 14나노 제품 공급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에 대해 “IT업계의 성장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한 대외 요인이 있지만 고용량 제품 수요 확대와 응용처별 탑재량 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2세대 14나노 공정 양산, 거래선 다변화,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3분기 ‘깜짝실적’을 냈던 디스플레이도 수익이 쪼그라들었다.
4분기 매출은 6조5천300억원, 영업이익은 3천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7조4천900억원, 영업이익 9천300억원을 기록했던 3분기에 비하면 매출은 1조원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OLED 패널의 판매량은 늘었지만 LCD 대형 패널의 판매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LCD 시장 역시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겹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LCD 원가 개선과 재고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OLED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기술 향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IM부문 실적 감소세…“내년 한자릿수 성장”
IM 부문의 4분기 매출은 25조원, 영업이익은 2조2천300억원을 기록했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조7천400억원, 2분기 2조7천600억원, 3분기 2조4천억원에 이어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연간이익은 10조1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4천200억원 감소해 3개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줄었다.
4분기 매출 감소는 전반적인 시장 수요 감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 증가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다만 태블릿은 갤럭시 A와 탭S2 등의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과 매출 모두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한자릿수 성장이 전망되는 등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계절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요가 전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고전하던 TV·생활가전의 선방…성수기 효과
지난해 고전하던 CE 부문이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CE 부문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3조8천500억원, 영업이익은 8천2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3천600억원의 2.3배, 2014년 4분기 1천800억원의 4.5배 수준이다.
CE 부문은 작년 1분기에는 1천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인 TV 사업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도 힘을 보탰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프로모션으로 UHD TV,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생활가전도 수퍼프리미엄 가전 ‘셰프컬렉션’ 냉장고, 혁신 제품으로 꼽히는 ‘액티브워시’ 세탁기 등의 판매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늘었다.
올해는 브라질 올림픽과 유로 2016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TV 수요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기존 SUHD TV를 업그레이드한 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초대형·커브드 TV 등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생활가전도 패밀리허브 기능을 탑재한 냉장고 등 프리미엄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스템에어컨 등 B2B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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