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흡연, 자녀의 폐 기능 망가뜨린다”

“엄마의 흡연, 자녀의 폐 기능 망가뜨린다”

입력 2016-03-18 09:18
수정 2016-03-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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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대학, 1천389명 50여년 추적조사 결과

어린 시절 엄마가 담배를 피우는 가정에서 자랐다면 40대 중반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나타날 위험이 2.7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폐쇄성질환은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가래·호흡곤란·만성 기침 등이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이다.

호주 멜버른 대학 제니퍼 페레 박사와 존 호퍼 서울대보건대학원 초빙교수 공동 연구팀은 1961년에 태어난 1천389명을 대상으로 어린 시절인 1968년 부모의 흡연상태를 조사하고 이들이 중년이 된 2006~2008년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측정하는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 출판 저널인 ‘호흡기학(Respirology)’ 온라인판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6~2008년 참여자들에게 기관지확장제를 투여한 이후 폐활량 수치를 측정해 만성폐쇄성질환 여부를 진단했다.

그 결과 1천389명 중 9.3%(123명)에서 만성폐쇄성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 기능이 떨어진 중년에 어린 시절 부모에 의한 흡연노출 정도를 추적한 결과를 보면 어머니의 흡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흡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하루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웠던 가정의 자녀는 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자녀보다 성인이 돼서 만성폐쇄성질환 위험이 2.7배 높았다. 이는 연구 참여자의 흡연 여부, 성별, 몸무게, 부모의 천식 여부 등의 변수가 주는 영향을 보정해 독립적으로 산출한 결과다.

제니퍼 페레 박사는 “연구결과는 모성의 흡연이 성인 자녀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산모나 어린 자녀를 둔 모성에 흡연을 제한해야 한다는 기존의 공중보건 권고가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와 관련해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50여 년의 추적조사를 통해 어렸을 때의 담배 연기 노출이 중년이 된 성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이 수치로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번 연구로 어머니의 흡연만이 자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부모의 흡연으로 인한 자녀의 폐 기능 영향 문제는 앞선 연구들에서도 지적됐던 내용인 만큼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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