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00명…국민·KEB하나·농협 “채용 확대 검토”
금융팀 = 연봉이 높고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시중은행이 하반기에 구직자에게 문을 활짝 연다.주요은행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급 실적을 올린 상황이고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은 만큼 평년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은행은 작년보다 인원을 늘려 채용 공고를 냈고, 아직 공고하지 않은 은행도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아직 개별은행의 계획이 모두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주요 시중은행은 하반기에 1천명 이상을 새로 뽑을 것으로 관측됐다.
주요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채용 신호탄을 쏜 곳은 우리은행이다.
다음 달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정기 공채 원서를 접수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채용규모를 작년 1년간 채용한 인원(150명)의 두 배인 약 300명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지원자격에서 학력과 연령 기준도 삭제했다.
입사지원서에 자격증·어학 점수 기재란을 없애고, 100% 블라인드 면접으로 직무 능력과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직과 정보기술(IT) 부문, 디지털 부문 신입 행원으로 직군을 나눠 원서를 접수한다.
일반직 신입 행원은 수도권(일반)과 수도권 외 지방(지역전문가)으로 나뉜다.
나머지 주요은행은 아직 선발 인원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대체로 작년보다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작년에 특성화고 출신 25명을 포함해 175명을 채용했고, 올해는 특성화고 출신 등 20명을 뽑았다.
채용을 늘릴 가능성이 큰 만큼 155명 이상을 선발하는 계획이 9월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채용인원(140명) 보다 많은 200명을 상반기에 이미 선발한 데 이어 하반기에 또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에는 10월에 채용 공고를 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앞당겨 8∼9월에 공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을 작년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200명까지 합하면 올해 340명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도 채용 확대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올해 채용에 관해 “확대 쪽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고 최근 밝혔다.
국민은행이 2011년부터 취업박람회를 여는 등 청년 취업 문제 해결에 앞장선 만큼 올해 채용 확대는 사실상 결정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확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최종 판단만 남은 상태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작년에 대졸 신입 사원 240명을 채용했다. 올해 그 이상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은행은 채용규모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으며 작년보다 축소 채용이 유력한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에 상반기 110명, 하반기 20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아직 채용 방법이나 규모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취임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공채 중심으로 획일적인 채용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이 많다”며 채용방식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단 4분기쯤에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에 나설 것 같다”며 “다만 채용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은 작년보다 채용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54명을 뽑았고 9월부터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차원에서 각국 인재를 선발하는 글로벌 인재 채용으로 SC제일은행이 두 자릿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 은행은 2015년 말에 1천 명 정도가 특별퇴직한 여파로 작년에는 548명을 충원했다.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를 독려하는 것에 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그런 것(분위기) 때문에 채용 계획을 변경하지는 않았다”고 반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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