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 인터뷰
19일 미수습자 가족 장례식장서 김 부본부장 만났지만 얘기 안 해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장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부본부장이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17일에 손목뼈 1점을 수습했는데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미처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본부장이 유해를 발견하고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김 부본부장으로부터 지난 21일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보고받는 자리에서 “너무 놀라 가족들에게 알리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빨리 (가족들에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발견 안 된 미수습자 유해라면 큰 사고가 나는 거 아니냐고 했다”면서 설득했지만, 김 부본부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부본부장이) 좀 일찍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선체조사위 차원에서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수습본부에서 발견했고 이런 사실을 알리는 것은 해양수산부 책임이라 선체조사위가 나서기는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22일 (은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정식으로 해수부에 유감 표명을 보내고 사건 경위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권재근씨·혁규군 부자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 들렀다가 김 부본부장을 만났지만 당시에는 수습 사실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장례식장에서) 김 부본부장을 만났는데 ‘부본부장으로서 책임이 있어 왔다’고만 하더라”고 말했다. 김 부본부장이 유해 발견 사실을 장례식장에서도 숨긴 이유에 대해 그는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어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던 듯하다”면서 “바로 말씀드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7-11-24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