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납세자’ 선정된 정미섭 오산컨벤션웨딩홀 대표
“역경을 만나면 역전을 노려라!”정미섭 오산컨벤션웨딩홀 대표
지금이야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사업가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난의 연속이었다. 정 대표는 “어렸을 때 발 뻗고 자는 게 소원이었다”면서 “보증을 잘못 선 아버지 때문에 밤마다 단칸방에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이불 속에서 숨죽이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중학교 졸업 후 바로 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친구들은 학교에 가는데 저만 공장에서 일하니까 서러워서 눈물을 많이 쏟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고 야간대학까지 마쳤다. 20대 초반 웨딩숍 일을 배우기 시작해 몇 년 뒤 인천 공장 지대에 웨딩숍을 마련했다. 새벽부터 공장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는 등 발품을 팔았다. 사업을 차츰차츰 키워 10년 전 경기 오산으로 옮겨 큰 웨딩홀을 열었다. 하지만 곧 사기를 당해 폐업 위기에 놓였다. 정 대표는 “신장암까지 찾아와 2009년 큰 수술을 받았다”면서 “그때는 세상이 다 싫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암과 경영난을 이겨냈다. 원동력으로 직원들을 꼽았다. 정 대표는 “직원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사업을 그만두면 직원들이 갈 곳이 없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일했다”고 전했다. 계속된 경기 침체에도 도시락과 구내식당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했다.
정 대표는 나눔 활동도 계속해 왔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에 갈 돈이 없었는데 선생님께서 장학금을 주셨다”면서 “꼭 성공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갚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형편이 어려운 웨딩홀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그는 “학생들로 대신해 배움의 한을 풀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면서 “학생들이 나중에 다른 아이들에게 갚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세금도 잘 낸다. 경영 위기 때도 매출에서 세금부터 떼어 놓았다고 한다. 그는 “세금을 제때 내는 게 국민의 의무”라면서 “세금을 안 내면 당장은 내 돈 같지만 그런 돈은 편하게 쓸 수 없다. 세금을 잘 내면 사업도 술술 잘 풀린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4-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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