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실사, GM에 면죄부 줬다

産銀 실사, GM에 면죄부 줬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8-04-30 21:06
수정 2018-04-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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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의혹 모두 문제 없다’ 결론…정부 협상력 떨어지고 GM 유리

‘뉴머니’ 한국GM 이자 부담 늘어
출자전환 우선주는 배당 우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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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실 경영의 원인을 검증하겠다던 산업은행의 실사가 결국 GM에 ‘면죄부’만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작성된 실사 중간보고서에서 ▲GM의 고금리 대출 ▲연구개발(R&D)비 과다 책정 ▲GM의 높은 거래가격(이전가격) 등 3대 의혹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실사 결과로 인해 한국GM 지원 협상에서 정부·산은의 협상력이 떨어졌고, GM 측에 유리하게 결론이 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정부와 산은, GM 등 한국GM 실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작성된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서 이 같은 의혹들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실사 관계자는 “GM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글로벌 대기업인데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면서 “정부와 산은도 노조와 정치권에서 제기한 의혹 대부분이 실사에서 밝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실사 결과 GM이 한국GM에 4~5%대의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이자 장사를 했다는 의혹의 경우 한국GM과 신용등급이 비슷한 국내 업체들도 이 정도 이자를 내고 은행에서 대출받고 있었다. GM은 다른 해외 자회사에도 유사한 이자율을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GM도 대출을 받아 한국GM에 빌려줬는데 조달금리가 4~5%대로 비슷했다.

GM이 한국GM에 R&D 비용을 과다 책정했다는 의혹도 문제가 안 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GM이 싱가포르에 신차 개발 연구를 하는 R&D 센터를 두고 있고, 여기서 나오는 R&D 비용을 전 세계 자회사에 매출액 비율로 안분하고 있었다.

GM이 한국GM에 부품 등 원재료를 비싸게 팔아 수익을 빼돌렸다는 지적도 사실과 달랐다. 한국GM이 본사에서 사오는 원재료 자체가 많지 않았고, 가격도 다른 해외 자회사가 GM에 내는 것과 차이가 없었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에서 한국GM 경영 악화의 주원인은 매출 감소로 결론 났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는 높은데 차가 잘 안 팔려서 손실이 났다는 것이다.

산은과 GM은 실사 중간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26일 한국GM에 총 70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조건부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신규 투자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GM에 유리한 결과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뉴머니’(신규자금) 43억 5000만 달러 중 7억 5000만 달러는 산은이 출자하지만, 나머지 36억 달러는 GM이 순수 대출 27억 달러, 조건부 대출 8억 달러, 회전 대출 1억 달러로 공급한다. 차입금에 연 4~5%의 이자율이 계속 적용돼 한국GM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GM이 한국GM으로부터 회수할 차입금인 ‘올드머니’ 27억 달러도 문제다. GM이 출자전환을 하기로 했는데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다. 의결권이 없어 지분율(GM 83%, 산은 17%)은 유지되지만 수익이 나면 GM이 배당 우선권을 갖는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 관계자는 “GM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출자전환으로 다 받으면 산은 지분율이 확 떨어진다”면서 “이러면 GM의 ‘먹튀’를 막을 비토(거부)권도 효과가 없다”고 반박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5-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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