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땐 2차 석유파동 수준 역성장
코로나 여파… 올 경제성장률 0.2% 전망민간소비·수출 동시에 큰 폭으로 위축
연말까지 경제활동 제한 땐 -1.6% 예상
추가 재정지출·건전성 확보 동시 주문
다음주 금통위서 추가 금리 인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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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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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우리나라 수출 관문인 부산 신항의 한적한 모습.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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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2.3%로 잡았다. 코로나19가 2.1% 포인트나 깎아먹은 셈이다. 수출이 전년 대비 3.4%나 빠지고 민간소비도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과 지난해(-7.7%)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0.9%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이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개선돼 증가세(1.4%)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이 멈추고 하반기에는 국내 경제활동이 대부분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연말까지 경제활동이 제한될 경우 성장률은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차 석유파동 때인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두 차례뿐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7~3.9%로 제시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와 같은 0.4%로 잡았다. 이처럼 경기와 물가가 동시에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하고 양적완화도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통위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인 0.75%로 낮췄는데, 다음주 회의에서 추가 인하 관측이 많다.
재정정책에 대해선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적극 고려하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37.2%였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쳐 41.4%로 늘었다. 다음달 30조원 내외의 3차 추경 편성이 완료되면 4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지출이 확대된 만큼 재정수입도 그에 준해 늘어야 한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한 만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0-05-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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