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들은 이건희(사진)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탈하고 따뜻하면서도 때로는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키거나 웃게 만든 분”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포춘과 인터뷰 하는 이건희 회장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93년 미국의 격주간 종합경제지 포춘과 인터뷰하는 이건희 회장. 2020.10.25 삼성 제공 연합뉴스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포춘과 인터뷰 하는 이건희 회장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93년 미국의 격주간 종합경제지 포춘과 인터뷰하는 이건희 회장. 2020.10.25 삼성 제공 연합뉴스
# 호텔 창밖 내다 보더니 갑자기 “저기 어린이집 만들라”
대표적인 예가 ‘어린이집 건립’ 지시다. 회장 취임 직후 외부 인사들과 호텔신라에서 오찬을 하던 이 회장은 창밖을 내려다 보더니 갑자기 비서진에 “저기다 어린이집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 낙후된 집들이 인근에 밀집해 있었는데 “저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제대로 근무를 하려면 아이들을 일단 편안하게 맡겨야 할텐데, 좋은 시설에 맡길 수는 없을 것 아닌가?“라며 “그런 걸 (삼성이)우리가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회장은 “5살, 6살 어린이들을 맡는데 (가구 등의) 모서리가 각이 지면 안된다”, “아이들 하루 급식의 칼로리가 얼마나 되느냐” 등 어린이집 운영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1990년 1월 ‘1호 어린이집’ 개관 소식을 전해 받은 뒤 “진작에 하라니까 말이야”라고 말하며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과거 비서팀에서 일한 한 전직 임원은 “평소 사회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지만 경영진이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아 안타까워하셨다”면서 “내가 모시면서 지켜본 모습 중 가장 기분 좋아하신 장면”이라고 회고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2020.10.25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사업 접더라도… 인재 그만두게 해선 안 된다”
또 이 회장은 ‘삼성 직원은 끝까지 챙긴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그는 “여건 때문에 사업은 접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뽑은 인재들인데 (그만두게 해선)안된다”라며 “더욱이 (직원) 가족들을 생각하면 잘 챙겨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떠난 참모들을 끝까지 챙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비서진에 “전에 그만 둔 그분이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아보라”면서 안부를 묻고 “삼성에서 30년 한평생을 일했으면 노후 걱정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 노후에 적어도 경제적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임직원 처우도 직접 챙겼다.
# ‘애견인’ 이 회장,보신탕 먹는 직원 혼낼 줄 알았는데…
이 회장은 때로는 엉뚱하고 기발한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도 적잖다. ‘애견인’으로 유명한 이 회장은 재임 시절 한 임원을 불러 “사장들 가운데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은 뒤 명단을 적어 오라고 했는데 이에 당황한 임원이 “혼내실 것이냐”고 물으면 “개를 한 마리씩 사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가끔 에버랜드를 들렀는데 거기서 관람객들이 달려들면 격의없이 반겨 오히려 수행한 참모들이 당황스러워 하기도 했다. 2030이나 청소년들이 사인을 부탁하면 이 회장은 마지막까지 요청을 들어주며 ‘인기’를 즐기기도 한 유쾌한 분이었다고 전직 에버랜드 임원이 회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부가 실손의료보험 개편을 본격 추진하면서 보험료 인상과 의료비 통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 관리 강화와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핵심으로 한 개편안은 과잉 의료 이용을 막고 보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료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민 재산권 침해와 의료 선택권 제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