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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흔든 바이든, 포토마스크 꺼낸 윤석열…1년차 대통령의 반도체 굴기

웨이퍼 흔든 바이든, 포토마스크 꺼낸 윤석열…1년차 대통령의 반도체 굴기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2-06-11 11:00
업데이트 2022-06-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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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반도체 인재양성, 목숨 걸라”
바이든, 취임 첫해 반도체 공급망 압박

“자꾸 다들 목숨을 걸라는데 기대보단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한미 정상의 반도체 굴기
한미 정상의 반도체 굴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두 취임 첫해부터 반도체 지원 강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제공·AP 연합뉴스
최근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목숨을 걸다’라는 표현이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영 악재 속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담긴 표현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목숨 걸고 투자” 발언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국무회의에서 “목숨을 걸라”는 말을 꺼내면서 재계에서는 기업 친화적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거친 표현이 나온 날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투명한 물건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도체 포토마스크 쥔 尹 “반도체 인재양성, 목숨 걸라”

윤 대통령의 ‘목숨’ 발언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재양성을 강조하면서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반도체 특강’이 진행됐고,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부 등 정부 부처가 “목숨 걸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흐뭇한 표정으로 검은색 바탕의 반투명 물체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도 화제가 됐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3번째 포토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로, 별도 교육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직접회로는 실리콘 원형판인 웨이퍼에 나노미터(nm·1나노=10억분의 1m) 단위의 미세 회로도를 그려넣는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이때 포토마스크가 활용된다. 회로도가 그려진 포토마스크에 광원을 비추면 이를 통과한 빛이 렌즈를 거치며 웨이퍼에 나노 단위의 회로도를 새기게 된다.
尹, 국무회의서 ‘반도체 열공’ 주문… “장관들도 과외 받아라”
尹, 국무회의서 ‘반도체 열공’ 주문… “장관들도 과외 받아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무회의를 반도체 특강으로 진행한 것도 의외지만 대통령이 웨이퍼가 아닌 포토마스크를 들고 있는 모습은 더 의외였다”라면서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을 향한 진심을 강조하기 위해 일반 대중에 알려진 웨이퍼가 아닌 생소한 전문 장비를 쥐고 있는 사진을 공개한 것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바이든은 취임 첫해 웨이퍼 흔들며 공급망 압박

윤 대통령의 사진이 공개된 직후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진행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례도 회자됐다.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된 반도체 공급망 회의는 애초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렸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예고 없이 등장했다. 이 회의에는 인텔과 HP 등 미국 반도체·컴퓨터 제조사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2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도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어보이며 “내가 여기 가진 칩, 이 웨이퍼, 배터리, 광대역, 이 모든 것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며 미국 중심 공급망 형성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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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이 참석한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이 참석한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지난 10일로 취임 한달을 맞은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포토마스크를 꺼낸 것도 ‘바이든의 웨이퍼 사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후문도 나온다. 한미 양국 정상 모두 취임 첫해 각각 포토마스크와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나선 것도 공통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달 여든에 가까운 노령의 미국 대통령이 장시간 비행에도 곧바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부터 찾았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의미와 위상을 잘 보여준다”라면서 “이제 반도체는 하나의 산업군이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과 안보 유지 모두에 필수인 국가 자산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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