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60년 오너 경영 마침표…한앤코 경영 본격화

남양 60년 오너 경영 마침표…한앤코 경영 본격화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4-03-29 11:20
수정 2024-03-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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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 서울신문 DB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
서울신문 DB
남양유업의 경영진이 새로운 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중심으로 교체되면서 창사 이후 이어 온 60년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남양유업은 29일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한앤코 측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이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가 됐고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이 선임됐다.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가 요구한 발행주식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부결됐다.

홍원식 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지난해 말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소집돼 최대 의결권자는 홍 회장 측이었으나 홍 회장 측이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모양이 됐다. 홍 회장 측이 이날 반대표를 들었다면 한앤코는 다음 달 초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설 계획이었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반대 입장을 내지 않은 데에는 이미 한앤코로 기울어진 판세에 순응하는 대신 고문 위촉 등 일부 요구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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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1964빌딩의 모습. 연합뉴스
29일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1964빌딩의 모습.
연합뉴스
한앤코는 이날 이사진 대거 교체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남양유업의 경영을 주도하게 됐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선언하고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지분 53%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넘기기로 했으나,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한앤코와 소송전을 시작했다.

수년간의 분쟁 끝에 지난 1월 4일 대법원이 홍 회장 측이 계약대로 한앤코에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판결을 하자,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53%를 확보하고 같은 달 31일 남양유업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앤코가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로 실적 개선과 기업의 이미지 제고 등이 꼽힌다. 남양유업은 2020년 적자로 전환하고서 2021년 779억원, 2022년 868억원, 작년 724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명 변경에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앤코는 지난 1월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에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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