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정책 전환에 이통사들 환영 분위기

와이브로 정책 전환에 이통사들 환영 분위기

입력 2013-09-13 00:00
업데이트 2013-09-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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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와이브로 사업자 LTE TDD 전환 불허방침에 아쉬움도 제4이통 도전 탄력 받을 듯…삼성전자 등 제조사도 수혜

미래창조과학부가 와이브로 정책을 변경해 사업자들이 기존에 와이브로에 쓰던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미래부는 13일 서울 경기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이용자 보호 대책 마련을 전제로 이동통신사들이 2.3㎓ 와이브로용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하되 ‘시분할 LTE(LTE TDD)’로의 전환은 불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할당된 2.5㎓ 대역에서 신규 사업자가 와이브로와 LTE TDD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해 LTE TDD 도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대해 그동안 와이브로 대역 주파수의 LTE TDD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해온 이동통신사들은 일단 와이브로 정책에 유연성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시분할 LTE로 주파수 용도 변경이 불허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반면 제4이동통신 사업에 도전하던 업체들은 그동안은 신규 사업자 선정 대상이 와이브로 사업자로 한정된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사업권 확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이통사들 “당장 와이브로 중단 어렵지만 LTE TDD엔 관심”

현재 와이브로 사업자는 KT와 SK텔레콤 두 곳이다. 가입자수는 각각 90만명과 13만명으로 두 사업자를 합쳐 100만명을 조금 넘는다.

와이브로는 지난 MB정부의 중점 사업이었지만 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던데다 예상과 달리 세계 이통시장의 흐름이 와이브로가 아닌 LTE TDD로 변해감에 따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KT의 경우 데이터 사용이 많은 젊은 층을 겨냥해 ‘에그’ 단말기를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예상만큼 가입자가 늘지 않았고 SK텔레콤은 가입자수가 13만명에 그칠 정도로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다.

와이브로가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의 백본 망으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 LTE 등 최신 기술로 대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의 와이브로용 스마트폰 단말기 공급도 끊긴 지 오래다.

이동통신사들은 일단 정부가 2.3㎓ 대역을 와이브로 외에 LTE TDD로 사용할 여지를 준 것에 대해서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KT는 쓰던 주파수의 용도를 변경하지 못하게 못박은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석수 KT 경쟁정책담당(상무)은 “정부의 정책 방향대로라면 기존 사업자는 사용 중인 주파수를 반납하고 그마저도 언제 다시 받을지 기약이 없어서 오히려 불리하다”며 “현재 사용하는 2.3㎓에서 즉시 LTE TDD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상무는 “KT는 와이브로를 통해 쌓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LTE TDD사업을 할 적임 사업자”라며 “와이브로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신규서비스 부여받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상무)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유지하도록 하는 정부 정책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시분할 LTE 도입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기는 하지만 아직 시분할 LTE에 집중하는 유럽이나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만약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들이 주파수를 반납하기로 결정하더라도 기존 가입자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KT는 앞서 2011년 2G 종료시 30만명의 가입자를 해지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었다.

여기에 광대역LTE, LTE어드밴스트(A)와 이후 3배 빠른 LTE 등을 추진하고 있고 있어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도 시분할 LTE 도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 제4이통 사업자 선정 가능성 ↑…진짜 수혜자는 스마트폰 제조사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의 시분할 LTE 도입은 힘들어졌지만 그동안 4차례 사업자 선정이 무산됐던 제4이동통신 사업자의 탄생 가능성은 높아졌다.

LTE TDD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제4이동통신의 도전자들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사업자를 뽑지 않았던 정부가 정책 변경을 계기로 사업자 선정에 적극성을 가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제4이동통신에 도전하는 업체 중 KMI는 이번 정부 발표 이전부터 LTE TDD 방식으로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업체도 LTE TDD방식으로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제4이동통신의 탄생은 통신비 인하를 핵심 추진사안으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가계 통신비 인하를 강조해왔지만 알뜰폰의 성장세가 크지 않은데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의 가격 인하 여력도 높지 않아 실현에 어려움이 많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LTE TDD의 국내 시장 도입의 진짜 수혜자로 꼽힌다.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LTE TDD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개발이 필수적인데 국내 시장이 해외 공략을 위한 좋은 레퍼런스(참조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래부에 와이브로 주파수 용도를 시분할LTE로 바꿔달라고 요청한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첫 시분할 LTE 스마트폰으로 갤럭시노트2를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공급하기로 한 바 있으며 LTE TDD와 기존의 ‘주파수분할 LTE (LTE FDD)’를 교차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5월 국제 제조사 중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옵티머스G를 LTE TDD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데 이어 조만간 중국, 호주, 인도 등에서 LTE TDD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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