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으로 큰손처럼 ‘사모 부동산펀드’ 투자

500만원으로 큰손처럼 ‘사모 부동산펀드’ 투자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6-05-31 17:46
수정 2016-06-0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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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부터 공모 재간접펀드 도입

거액 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져 온 사모 부동산펀드가 대중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시중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서민들도 간접 투자 형식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길이 열려 사모 부동산펀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땅과 건물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대다수 사람들이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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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사모 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은 5년 새 2배 넘게 불어났다. 올해 초 기준 사모 부동산펀드 설정액의 76.5%를 차지하는 국내 부동산형펀드 규모는 지난해 초 25조 9543억원에서 올해 초 28조 3379억원으로 커졌다. 2011년 12조 7000억원과 비교하면 5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해외 부동산형펀드의 경우 국내 부동산형펀드보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는 훨씬 가파르다. 2008년 7500억원에 불과했던 펀드 규모는 올해 초 8조 6840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펀드는 자금 운용이 용이한 사모형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선진국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사모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전체 해외 부동산펀드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무엇보다 계속되는 저성장·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면서 옛날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 금리가 유지되면서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은 넘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의 안정적인 영업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직접 투자의 경우 각종 거래에서 세금과 비용이 발생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부동산펀드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여러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해외 부동산에도 비교적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 방식이 직접 투자에서 펀드·리츠 등의 간접 투자로 변하는 추세”라며 “전문가가 운용하는 것이 부동산 효용 가치 극대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사모 부동산펀드를 보면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펀드들이 많다.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지만 누적 투자 금액인 운용설정액과 현재 실제 운용 자금인 운용순자산을 비교해 보면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인지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동산펀드 투자 역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최소 1억~3억원 이상이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데다 펀드당 49명까지만 모집하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도 없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펀드를 추천한다.

그러나 곧 서민들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소 투자 금액 500만원으로 부동산 또는 실물자산펀드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이라도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펀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공모형 리츠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기준 128개인 국내 리츠 중 125개가 사모형이다.

최근 1년간의 공모형 해외 리츠펀드 수익률을 보면 ‘한화글로벌프라임상업용부동산 종류A’가 8.91%의 수익률을 올려 1위에 올랐다. 이 펀드는 북미, 유럽, 호주 및 아시아 등 전 세계 핵심 상업용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기업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삼성J-REITs부동산1호’와 ‘한화JapanREITs부동산1호’ 등 일본 지역 부동산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는 최근 3년 수익률이 40%를 넘기도 했다. 리츠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 형태로 거래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부동산펀드도 주식형펀드 등과 마찬가지로 경제 상황에 따라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브라질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 펀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브라질 경제가 무너지며 반 토막이 나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6-06-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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