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더 싼 대출 있으면 금수저 드려요”

[경제 블로그] “더 싼 대출 있으면 금수저 드려요”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04-13 23:14
수정 2017-04-1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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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금융 최저금리 보상제…케이뱅크 돌풍에 맞불작전

“다른 금융기관에서 우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면 보상금 10만원에 순금으로 만든 금수저까지 드립니다.”
지난 3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돌풍을 일으키자 그간 중금리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 P2P(개인 대 개인) 금융도 바짝 긴장한 모습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8퍼센트는 금수저 이벤트를 펼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8퍼센트는 다음달 말까지 최저금리보상제를 적용받는 고객에게 금수저(12만원 상당)를 얹어준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최저금리보상제는 8퍼센트에서 돈을 빌린 고객이 다른 금융사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할 경우 수수료를 포함한 대출금을 돌려주고 보상금 1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일부 유통기업이 시행하는 최저가보상제와 같은 개념입니다. 8퍼센트는 지난해 8월부터 최저금리보상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8퍼센트 측은 “최저 금리 자신감이 있어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최근 ‘수저계급론’이 회자되는 것을 보고 금수저를 착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과 빌려야 하는 사람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주는 P2P는 지점 임대료와 운영비 등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금리로 대출이 가능합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기법으로 4~7등급 중신용자의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중금리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 누적 대출액은 2015년 말 393억원에서 지난해 6288억원으로 16배나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9629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달 중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P2P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를 만났습니다. 다음달부터는 금융 당국이 마련한 ‘P2P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1인당 투자 한도가 업체당 1000만원으로 제한되는 등 ‘족쇄’도 채워집니다. 이에 일부 P2P 업체는 소액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최소 투자금액을 하향조정하고 각종 이벤트를 펼치며 생존전략을 찾고 있습니다. 중금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간 소외받았던 중신용자들도 ‘대접’받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4-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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