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채용비리 백태
출신 학교별 13등급 구분 특혜당국 “내규는 처벌 힘들어” 논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를 보고받고 “하나은행이 출신 학교를 13개 등급으로 구분해 전형 단계별 합격자 결정을 해 온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은 “서류전형에서 학교 등급별로 점수를 차등 적용한 것은 지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내규를 처벌할 규정이 없어 임의로 면접 점수를 조정한 사례만 문제 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천자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추정되는 ‘(회)’ 표시가 돼 있는 지원자는 서류, 실무면접, 합숙면접 전형에서 모두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 의원과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 성차별 채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4대 시중은행의 2016년 대리·행원급 신규 채용에서 여성 합격자 비중은 ▲국민 37.4% ▲신한 31.4% ▲하나 18.2% ▲우리 38.8%에 불과했다. 2013년 하나은행 서류전형에 응시한 남녀 비율은 1대1에 가까웠다. 은행의 여성 직원은 무기계약직 등 하위 직급에 몰려 있고 공채에서 남성을 많이 뽑아 전체 남녀 직원 비율을 비슷하게 유지한다는 게 금융노조의 주장이다. 심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금융권 전반의 성차별 채용 실태를 파악하고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8-04-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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