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현대차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백민경 기자
입력 2018-04-27 22:54
수정 2018-04-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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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주주 가치 제고 노력

우선주 193만주 포함 854만주
“엘리엇 공세 의식한 조치” 해석도

현대자동차가 14년 만에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주주 가치 제고 등을 위해서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문제삼고 나선 것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수준이다.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은 약 5000억원어치를 소각했던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소각 규모는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사주 약 5600억원어치와 추가 매입 후 소각하는 약 4000억원어치 등 총 9600억원 규모다. 앞으로 장부 가액 변동이나 주가 추이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소각 시점은 기존 자사주의 경우 오는 7월 27일이다. 매입 후 소각할 자사주는 매입 완료 시점에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점진적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배당 확대 등 다각적인 주주 환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적정 주가 평가를 위한 노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엘리엇과 연관지어 보는 해석도 있다. 얼마 전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자사주 소각 ▲배당지급률 상향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등의 내용이 담긴 지배구조 개편안을 담아 제안서를 보냈다. 현대차 측은 “자사주 소각은 엘리엇이 등장하기 전부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검토해 왔던 사안”이라며 연관성을 일축했다.

한편 엘리엇 측은 전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엘리엇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역공에 나섰다. 엘리엇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금융 자회사를 지주사 밑에 두면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23일 낸 보도자료에서도 2년 동안의 유예기간 안에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8-04-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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