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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린’ 한미·OCI 통합… 국민연금이 모녀 손 들어줬다

‘힘 실린’ 한미·OCI 통합… 국민연금이 모녀 손 들어줬다

박은서 기자
입력 2024-03-27 03:20
업데이트 2024-03-2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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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주총… 경영권 분쟁 마침표

송 회장 “큰딸이 승계” 공식 지목
“두 아들 해외에 지분 팔 셈” 비판
아들 측 “무슨 근거냐” 강력 반발

형제가 낸 신주 금지 가처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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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모녀와 형제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서 모녀 측 손을 들어 주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에 힘이 실리게 됐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그룹 승계자로 공식 지목하고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을 향해선 해외 자본에 회사를 넘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형제가 그룹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어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에 대해 심의하고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모녀 측 추천 이사진 6명에 대해 선임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가진 국민연금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가운데 16.77%의 소액주주가 어느 쪽을 지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주총에선 양측이 제안한 신규 이사 후보자 11명 가운데 다득표 순으로 상위 6명을 추린다. 현재 통합 찬성 측(42.66%)과 반대 측 우호 지분(40.57%)이 맞서고 있다.

송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숨통을 죄어 왔지만 아버지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며 “나와 장녀 임주현은 선대 회장의 뜻을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두 아들은 승계 또는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 매각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아들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그룹은 지난 25일 임종윤·종훈 형제를 회사 명예 실추를 이유로 해임했다.

형제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매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어떤 근거에 의해 회사를 해외 투기자본에 넘긴다고 단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상속세 등 개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주식을 제약산업과 무관한 OCI에 매각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영권을 넘겼다”고 했다.

이날 수원지법 민사31부(부장 조병구)는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미그룹은 통합을 위해 2400억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643만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OCI홀딩스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형제 측이 제동을 걸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제 측은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서 기자
2024-03-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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