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루이시’의 K푸드 이야기/장서희 탤런트

[기고] ‘장루이시’의 K푸드 이야기/장서희 탤런트

입력 2012-11-07 00:00
업데이트 2012-11-0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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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바쁘게 지내고 있는 나에게 한·중 수교 20주년은 뜻깊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에 한·중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한류 열풍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내가 주연을 맡았던 몇몇 작품을 포함한 한국 드라마에서 한류 열풍이 시작되었고 나는 한류 배우로서 중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중국에서 연기자로서 나를 처음 알린 것은 10년 전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아리영’ 역할을 통해서였다. ‘인어아가씨’는 중국 CCTV에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지방 방송국에서는 재방영하고 있다.

장서희 탤런트
장서희 탤런트
연기자 ‘장루이시’로서 내 이름을 중국 팬들에게 각인시킨 계기는 CCTV에서 올 초 방영한 중국 드라마 ‘서울 임사부’다. 이 드라마는 사천 요리사가 서울을 방문해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따뜻한 가족드라마로, 일주일 만에 중국 전체 드라마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한국 식문화를 알린다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음식에서부터 제사음식까지 곳곳에서 한국 음식이 노출되면서 주변의 많은 중국 분들의 질문 공세를 받게 됐다. 음식이라는 친근한 소재 덕분에 한국 문화를 현지인들에게 좀 더 쉽게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연기자는 새로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스태프와 출연자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기에 낯선 이들과의 작업에 어느 정도는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56개의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고 지역별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중국에서 현장의 스태프들과 친해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먹거리였다. 중국 드라마 촬영이 결정되면, 나는 중국행 가방을 온통 홍삼·유자차·김·라면·일회용 고추장 등으로 가득 채운다. 어색하고 다소 무겁기도 한 촬영 첫날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를 하는 스태프들 사이를 다니면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함께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아요.”라는 진심을 담아 한국의 농식품을 선물한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그들에게 고추장, 김 등 우리 식품은 아주 특별한 선물이 된다. 작지만 특별한 선물을 대접하고 나면, 나는 멀리 타국에서 온 외국인 배우가 아니라 어느새 그들의 ‘펑요’(친구)가 된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많은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은 어제 먹었던 한국 고추장과 된장·김의 맛과 구입처에서부터 김치찌개 같은 한국의 대표음식과 조리방법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펼쳐나가며, 내 주위는 중국 친구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이번 드라마가 끝나고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함께 연기했던 친한 중국연기자 동료가 자신의 집으로 어머니와 나를 초청했다. 그녀는 마트에서 불고기양념장을 구해 손수 불고기를 구워 한국산 쌈장과 함께 쌈밥을 먹을 수 있게 준비하고, 막걸리까지도 잊지 않고 차려놓아 나를 감동시켰다. 문화가 다른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서로의 음식에 대한 이해와 수용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고 있던 나에게, 한국 농식품(K-Food) 중화권 홍보대사라는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대륙에서 펼쳐질 한국 농식품과 나의 맛깔스러운 여정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2012-11-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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