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림픽·대선에 가린 경제위기 누가 챙기나

[사설] 올림픽·대선에 가린 경제위기 누가 챙기나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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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설비투자는 6.3%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도 78.2%로 지난 3월(78.1%) 수준으로 돌아갔다.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월보다 크게 줄었다. 게다가 수출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수입은 5.5% 감소했다. 특히 수출 감소 폭은 2009년 9월(-9.4%) 이후 가장 크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의 곡물가격 오름세도 악재다. 옥수수·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조만간 식탁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 곡물가격은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사료 가격에 반영된다. 국제유가 상승,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계획 등도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이뿐인가. 920조원에 가까운 가계부채는 서민경제 기반 붕괴는 물론 중산층의 위기를 불러올 시한폭탄이다. 이 중 상가·공장 등 사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197조원은 심각한 문제다. 은퇴 세대가 노후 대비로 상가 점포에 투자하면서 은행에서 빌린 돈이다.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면 상환은 힘들어진다. 문제는 가계부채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동시에 터지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점이다.

경제 수장들이 잇따라 경고음을 내보내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수·수출 둔화를 염두에 둔 듯 “올해 2%대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가계부채로 금융위기가 순식간에 올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경제수장들이 경고음만 울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그널을 보냈으니 각자 알아서 하라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얼마 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금의 경제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와 비슷한데, 정부가 뒷짐지고 있는 점에서 꼭 그렇다.”며 정책 당국자들의 안이한 자세를 꼬집은 적이 있다. 지금 경제위기의 실체는 런던올림픽과 대선 등에 가려져 있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경제 수장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짜내야 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고도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그게 국민 혈세로 봉급을 받는 공무원들의 책임 있는 자세다.

2012-08-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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