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상’만 있고 ‘안전’은 안중에 없는 학교예산

[사설] ‘무상’만 있고 ‘안전’은 안중에 없는 학교예산

입력 2012-11-05 00:00
업데이트 2012-11-05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내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의 특징은 학생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교 시설사업비가 내용에 따라 전액 또는 대폭 삭감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내년 예산을 올해에 비해 3.5% 늘어난 7조 3689억원으로 편성하고 이번 주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체 예산은 늘어나지만 시설사업비 분야는 올해에 비해 42.7%(2319억원) 적게 책정했다. 특히 화장실 개선 사업, 냉난방 개선, 창호 교체, 소방시설 개선, 외부환경 개선 등의 사업은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학교시설 증·개축, 교육환경 개선, 급식환경 개선 관련 예산도 70~80% 줄어든다. 그렇지 않아도 낙후된 학교시설로 인해 학습 효과와 학생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터여서 걱정이 앞선다.

서울시교육청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의 예산은 세입을 고려해 편성하는 게 정상이다. 명확한 재원 확보 대책 없이 급격한 재정 부담이 뒤따르는 사업을 추진했다가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내년 시설사업비가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은 무상교육지원 사업으로 인한 부담이 큰 탓으로 분석된다. 누리과정 및 무상급식 예산이 각각 124.5%, 65.0% 늘어나는 까닭이다. 서울시의회는 예산 심의를 할 때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에 문제가 없는지 정밀 검증해야 한다.

교육시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제대로 된 급식시설이 없는 학교가 한두 곳이 아니다. 지역이나 공·사립별로 학교 시설의 차이도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국내총생산(GDP)의 1%가량을 건축, 청소, 난방, 관리 등 교육시설에 투자한다. 선진국들은 그만큼 학습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투자해야 교육의 질도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2012-11-05 31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