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n&Out]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핵자강/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글로벌 In&Out]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핵자강/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입력 2023-08-21 02:13
업데이트 2023-08-2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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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미국 메릴랜드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끝났다. 이 회담에서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에 관한 3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3건의 문건은 미중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인도ㆍ태평양 역내에서 한미일 협력의 비전을 구체화했을 뿐만 아니라 역외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전략 파트너로서 한국과 일본의 역할이 계속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문건은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의 정례화와 장기화, 올해 안에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의 명시, 북한 비핵화 언급 등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조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에 표기된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을 계속해서 증진해 나갈 것’, ‘힘에 의한 또는 강압에 의한 그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의 조항은 미중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으로 한일 양국의 기능이 더 강조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한국 안보와 관련해 회담 문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첫째, 공약에서 ‘3국 모두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오면 한목소리를 내고 함께 대응한다’는 부분의 의무화 여부다. 둘째, 원칙에서 ‘핵비확산조약 당사국으로서 비확산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지킬 것을 서약한다’는 문구를 삽입해 한국의 핵자강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전자는 인도ㆍ태평양 역내와 역외 지역 모두에서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에 연루의 위험을, 후자는 미중 대결 발생 시 북핵 위협에서 방기의 위험에 처한 한국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갈 것이다.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중 간 군사적 대립이 발생한다면 한국의 참전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과 이를 억지하려는 중국의 위협이 동시에 급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전력의 이동 내지 재배치는 북한의 핵위협이 실제화하는 공간을 창출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외교의 자율성은 상실되고 확장억제만으로 북한의 의지를 억제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한국이 장기적으로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안보 의존을 줄이고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향상하는 최선책은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다량의 핵미사일을 보유한 상대방에게 독자적 무장 없이 외치는 비핵화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반면 핵자강은 북한의 핵 사용 유혹을 봉쇄하고 궁극적으로 남북 군축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전력을 동결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핵균형을 통한 한반도 안정은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남북 간 협력의 장을 창출해 한국 경제 도약을 위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대 모든 정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는 실패했다. 또한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거대 강국에 의해 이원화되는 국제 관계의 먹구름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전략적 모호성이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는 몽상과 확실히 결별하면서도 동맹의 신화에 심취된 편의주의를 견인할 시점이다.
2023-08-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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