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해양정보 확보 필수기술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하늘 높이 떠 있는 3개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발사된 신호를 받아 위치를 파악하는 GPS기술이다. 이 기술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지만, 정작 신호를 발사하는 인공위성은 우리 것이 아니다.그렇지만 바닷속에서는 국내 자체 수중 GPS망을 구축할 수 있다. 수중 GPS 원리는 물속 3개 이상의 부이 구조물에서 음파신호를 발사하고, 특정 위치에서 그 신호를 수신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육상 GPS 원리와 흡사한 기술로 보이지만, 관련 논문이 올해야 발표될 정도로 그리 녹록지가 않다. 그 이유는 음파속도가 바닷물 밀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바다는 밀도가 서로 다른 여러 개 층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정밀한 수중위치 파악을 위해서는 수층 밀도구조 데이터가 필요하다. 수중 GPS는 깊은 동해에서 구현되기 적합하다. 우리 바다 수층 밀도구조는 우리만 알 수 있기에, 정교한 수중 GPS는 우리만 가질 수 있다.
부이 구조물에서 수중으로 음파를 연속 발사하기 위해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성능 배터리 장착이 필수적이다. 또 부이 구조물은 거친 폭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제작돼야 한다.
최근 잠수함, 수중 드론 등 바닷속 이동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고래 같은 거대 생물체에도 GPS 수신기를 부착할 수 있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AI, 빅데이터 기술로 인해 실시간 해양정보 확보 및 바닷속 GPS 구현도 가능해질 것이다.
정회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2020-12-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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