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백마강(白馬江) 단상/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백마강(白馬江) 단상/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3-08-20 00:00
수정 201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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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놋집’ 분위기에 어울렸기 때문일까. 30여년 전, 대학생들이 민요풍의 옛 가요를 불렀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오동추야 달이 밝아~’로 시작하는 ‘오동동타령’을 부르며 젓가락을 두드려댔다.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 오면~’. ‘백마강’도 그런 노래다. 가보지도 못한 백마강이 친숙하게 느껴졌던 건 이 노래 때문이었다. ‘꿈꾸는 백마강’도 있다.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백제의 수도를 개성이라고 하는, 역사 공부가 부족한 아들과 부여 유적지를 찾았다. 부소산을 올라 낙화암에서 내려다본 백마강의 물결은 가사처럼 고요했다. 달밤이면 더 좋았을 게다. 깨달은 건 나 또한 역사에 무지(無知)하다는 사실. 기껏 아는 게 삼천궁녀 이야기다. 여태 백마강이 금강의 지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금강 본류 부여 구간의 별칭이란다. 백마강의 유래도 처음 들었다. 당군(唐軍)을 이끈 소정방이 백마(白馬)의 머리를 미끼로 삼아 용으로 변한 백제왕을 잡아 죽였다는 전설이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3-08-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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