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남자의 눈물/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남자의 눈물/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3-10-21 00:00
수정 2013-10-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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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TV 드라마에서 남자가 펑펑 울었다. 남자는 일생에 세 번 운다고 했던가. 태어날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 남자는 되도록 눈물을 보여선 안 된다는 뜻이지 싶다. 의학적으로 눈물은 여성호르몬보다는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어서 남자가 더 자주 눈물을 흘리게 돼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자는 눈물을 참는 것일까. 속으로 우는 것일까.

<진정코 내가 바라던 하늘과 그 계절은/ 푸르고 맑은 내 가슴을 눈물로 스치고/ 한때 청춘과 바꾼 반항도/ 이젠 서적처럼 불타 버렸다>(‘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 박인환) 언젠가 술자리에서 메모해 갖고 다니던 이런 시 구절을 읽다 눈자위가 젖어버린 적이 있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공감’ 때문이란다. 나이 든 사람은 방황, 사랑, 이별, 죽음을 다 경험했기에 참뜻을 아는 것이다. 요새는 눈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눈물을 참지 않으련다. 눈물은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리라. 눈물이 없는 사람은 마음도 메말랐을 게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3-10-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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