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철창 밖으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어산지 철창 밖으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0-12-16 00:00
업데이트 2010-12-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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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법원이 내부 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그림)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지만 본격적인 법정 싸움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보석 여부와 관계없이 스웨덴 사법 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이 14일(현지시간) 어산지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자 스웨덴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이에 따라 상급 법원인 런던 지방법원은 향후 48시간 이내, 즉 16일까지 보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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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에게 자유를”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치안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원은 이날 어산지의 보석을 허가했다. ①언론의 자유에 항의하듯, 미국의 성조기를 입에 물었다. ②전체주의 정부에 맞서 싸우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가면을 쓰고 ‘어산지에게 자유를’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③한 여성은 성조기로 입을 막은 어산지의 모습을 표지 사진으로 쓴 시사주간 타임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런던 AP 특약
“어산지에게 자유를”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치안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원은 이날 어산지의 보석을 허가했다. ①언론의 자유에 항의하듯, 미국의 성조기를 입에 물었다. ②전체주의 정부에 맞서 싸우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가면을 쓰고 ‘어산지에게 자유를’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③한 여성은 성조기로 입을 막은 어산지의 모습을 표지 사진으로 쓴 시사주간 타임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런던 AP 특약
항소가 기각될 경우 어산지는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 3000만원) 중 20만 파운드를 현금으로 내면 즉각 풀려날 수 있다. 어산지의 변호사인 마크 스테판은 “현재 보석금의 절반가량이 모였고, 최종 심리까지 나머지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씨 9/11’ ‘식코’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도 2만 달러(약 1만 2000파운드)를 보태기로 했다. 하지만 보석금이 ‘현금’이 아닌 수표로 준비될 경우 어산지는 현금화가 될 때까지 일주일을 더 구금 상태로 있어야 한다.

법원이 스웨덴 검찰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엿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 검찰은 그 어떤 판사도 어산지가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항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법원은 보석을 허가하면서 전자태그 부착, 거주지 제한, 통금 시간 준수 등의 엄격한 조건을 달고 여권을 압수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보석을 허가하더라도 스웨덴 사법 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가 어산지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이 심리에서 송환이 결정될 경우 그가 외교 문서 등 국가 기밀을 공개한 것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어산지 변호인단은 판단하고 있다.

어산지의 활동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 새로운 폭로 전문 사이트인 ‘오픈리크스(openleaks.org)’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전직 위키리크스 직원들의 어산지에 대한 비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위키리크스에서 사퇴한 돔샤이트-베르크는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를 개인 숭배의 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모금한 돈의 사용처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지금 어산지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어산지는 우리 내부에서 그에 관해 뭔가 폭로하면 화를 냈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를 폭로하고 있는 25개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한편 이날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인터넷 통제를 시도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에서부터 영국은 사망자 56명, 부상자 700명을 낳은 2005년 런던 자살 폭탄 테러 이후에도 테러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갖가지 폭로가 이어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12-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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