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모스크에 돼지머리 내걸려…무슬림들 격분

佛 모스크에 돼지머리 내걸려…무슬림들 격분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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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에 있는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정문에 돼지머리 2개가 내걸린 것이 발견돼 프랑스에 거주하는 무슬림은 물론 유대인 공동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타른에가론느주(州) 주도인 몽토방의 살람 모스크 정문 양쪽 기둥에 돼지머리 2개가 매달린 채 발견됐다. 또 바닥에는 돼지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흥건했다고 AP와 AFP가 보도했다.

무슬림들은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간주하며,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프랑스 무슬림종교위원회(FCMF)는 이번 사건을 “인종간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도발행위”라고 성토하고, 사건 책임자들을 신속하게 검거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슬림 지도자들은 돼지머리를 모스크 정문에 내건 것은 이슬람 종교에 대한 모욕행위이며, 특히 라마단 금식월 기간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몽토방 모스크의 지도자 하지 모하메드는 AFP에 “이런 식으로 종교를 공격하는 것은 경멸받을만한 행동”이라며 “특히 라마단 기간에 이런 일이 일어나 사람들이 넋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이슬람혐오주의 감시단체 회장인 압달라 제크리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에 발생해 말문이 막힌다”며 “이는 기도하는 장소에 대한 오염 행위이자 인종차별주의적 도발”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유대인학생연합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인종간 증오라는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확산하는 속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모스크에 대한 신성모독 행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몽토방을 비롯한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는 지난 3월 알-카에다에 동조하는 이슬람주의자의 총격으로 군인과 유대인 학살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어 종교 갈등과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생적 알-카에다 동조자인 모하메드 메라는 지난 3월 몽토방에서 군인 2명과 유대인학교 학생 3명, 랍비 1명을 사살했고, 인근 툴루즈에서도 군인 1명을 죽인 뒤 경찰에 포위된 자신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009년 프랑스 남부 카스트르에서는 돼지 발목이 모스크에 내걸리고 벽에 나치의 철십자 문장과 인종차별주의적 문구가 적힌 일이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남부 지역의 종교 갈등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사건에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몽토방 모스크의 모하메드에게 보낸 서한에서 “프랑스 무슬림들의 존엄성을 훼손한 도발적 행동 앞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은 이번 소행을 저지른 이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단호하게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전 파리 북부 교외 제네빌리에르 시 당국은 라마단 금식을 지킨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을 내렸던 청소년 여름캠프 상담원 4명을 복직시켰다.

제네빌리에르 시 당국은 여름캠프 상담원 정직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자 라마단 기간에도 충분히 먹고 마셔야 한다는 조항을 근로계약에서 제외키로 했다.

유럽에서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에는 400만 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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