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문신’ 백인, 美시크교 사원 총기난사

‘9·11 문신’ 백인, 美시크교 사원 총기난사

입력 2012-08-07 00:00
업데이트 2012-08-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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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총격사건 이후 보름여만에… 오바마 악재 되나

평온하던 미국의 일요일 아침이 대형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얼룩졌다.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쯤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 오크크리크에 있는 시크교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경찰관 1명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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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6일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라고 확인했으며 그는 과거 심리전 전문가로 복무했던 퇴역 군인이라고 밝혔다. 이 용의자는 1992년 4월부터 1998년 10월까지 복무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브래그에서 군 생활을 마감했다고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팔에 ‘9·11테러 문신’을 한 범인은 시크교 사원 안 주방으로 들어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을 조리하던 여성들을 향해 총을 쐈으며 이어 예배당에 난입해 예배를 준비하던 사원 원장 사트완트 칼레카 등에게 총을 발사했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자신은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사원 안에서 칼레카 원장 등 4구의 시신이, 사원 밖에서 범인을 포함해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사용한 반자동 소총을 현장에서 수거했다. 1997년 문을 연 이 사원에는 400여명의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밤 사원 근처 중산층 동네에 있는 범인의 집을 수색했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알카에다 등에 의한 외부 테러가 아니라 ‘국내 테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9·11 테러 직후에도 터번을 두르고 수염을 기르는 시크 교도를 무슬림으로 오인해 백인들이 이들에 대해 ‘증오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1500년쯤 인도 북부에서 태동한 유일신 종교인 시크교는 전 세계에 2500만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는 50만명의 신자가 있다.

백악관은 콜로라도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또다시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하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달도 안 돼 두 차례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애도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일각에서 요구하는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은 지난번 콜로라도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밝히지 않았다. 총기 규제 반대 여론이 더 많아 대선에 불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8-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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