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허가’ 받은 어산지, 대중 앞에 나온다

‘망명 허가’ 받은 어산지, 대중 앞에 나온다

입력 2012-08-17 00:00
업데이트 2012-08-17 10:0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9일 런던 주재 대사관 앞서 성명 발표’어산지 빼돌리기’ 아이디어 각양각색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16일(현지시간) 망명 허가를 받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1)가 조만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트위터에 “오는 19일 오후 2시(현지시각)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서 어산지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는 지난 3월 이후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어산지가 당일 대사관 앞 도로에 나올 것인지 아니면 대사관 창문을 통해 성명을 발표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재 대사관 밖에는 영국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어 어산지가 밖으로 나올 경우 곧바로 체포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찰은 망명 허용 결정이 나자 대사관 주변에 경찰관 30명과 경찰차 9대를 배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산지가 영국을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국이 그렇게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헤이그 장관은 또 “지금 상황이 오래갈 수 있다”면서 “영국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을 급습하겠다는 어떤 위협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어산지 지지자들과 일부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빠져나와 망명길에 오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지지자는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시민권을 주고, 외교관 직원으로 임명하면 외교적 면책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교적 지위는 주둔국 정부(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방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를 에콰도르 유엔 대사로 임명하는 방안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어산지는 체포되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유엔 회의에 참가할 수 있다.

어산지가 변장하고 대사관을 몰래 빠져나간 뒤 대사관 옆에 있는 해로드 백화점 통로를 이용해 경찰을 따돌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신원이 발각될 경우 어산지는 곧바로 체포될 수 있다.

대사관 화물용 가방을 이용해 어산지를 빼돌리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 안은 설득력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84년 영국이 나이지리아에서 부패혐의로 기소된 우마르 디코 전 장관의 인도를 거부하자, 그는 런던에서 납치돼 라고스행 화물에 실렸다.

납치범들이 그러나 그를 가둔 상자에 ‘외교 화물’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는 바람에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검색에 걸려 범행이 들통나고 말았다. 당시 납치범인 이스라엘인 3명과 나이지리아 1명은 이 사건으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한편, 어산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스웨덴 여성 2명의 변호인 측은 에콰도르 정부의 망명 허용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여성 측 변호인은 “어산지가 (문제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면서 어산지는 강간과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했는데도 사람들은 단지 위키리크스와 미국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여성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스웨덴에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올 6월 19일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허용을 요청해 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