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록 그룹 멤버 2명 러시아서 탈출

反푸틴 록 그룹 멤버 2명 러시아서 탈출

입력 2012-08-27 00:00
업데이트 2012-08-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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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트위터 통해 밝혀..”새로운 저항위해 외국 단원 모집중”

반(反) 푸틴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멤버 3명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러시아 여성 5인조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의 나머지 단원 2명이 체포를 피하려고 러시아를 탈출했다고 그룹 측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시 라이엇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죄판결을 받은 3명을 제외한 2명의 단원이 러시아를 떠났으며 새로운 저항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외국 여성운동가들을 모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푸시 라이엇은 국외로 나간 단원들이 어느 국가로 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록 그룹은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에도 푸시 라이엇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최소 12명의 단원들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푸시 라이엇 그룹 변호사 마르크 페이긴도 이날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사 기관의 추적을 받고 있는 단원 2명이 외국으로 출국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긴은 “우리는 그룹의 다른 단원들과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며 “이것이 그들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푸시 라이엇 그룹을 거쳐 간 전체 단원 수가 20~3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페이긴은 “앞서 체포된 3명의 단원에게도 러시아를 떠나거나 최소한 모스크바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를 한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렇게 했더라면 이들에 대한 체포가 늦어지거나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스스로 도피할 길을 생각한다면 정치적 행위의 의미는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죄 판결을 받은 3명의 단원 중 한 명인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의 남편 표트르 베르질로프는 “수배령이 내려진 2명의 푸시 라이엇 단원들은 러시아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안전한 곳에 있다”며 “이 나라는 러시아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라고 밝혔다.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2월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의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최대 정교회 성당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복면을 한 푸시 라이엇 멤버 전원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공연을 펼친 5명 중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3명을 우선 검거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은 지난 17일 이들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법원 판결이 있은 지 며칠 후 푸시 라이엇이 더 이상 반푸틴 공연을 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해 체포되지 않은 다른 단원도 뒤쫓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국내외에선 푸틴 정부가 반대 세력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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