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女 피살 사건으로 反푸틴 록그룹 새로운 논란

母女 피살 사건으로 反푸틴 록그룹 새로운 논란

입력 2012-08-31 00:00
업데이트 2012-08-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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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범이 “푸시 라이엇 석방하라” 구호 현장에 남겨

러시아 정교회 성당에서 푸틴 반대 공연을 벌여 징역형을 선고받은 여성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과 관련해 새로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모스크바 동쪽 800km에 있는 지방 도시에서 한 모녀(母女)가 피살된 사건 현장에서 범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푸시 라이엇을 석방하라”는 구호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가주의적 성향의 보수단체들과 정교회 당국은 “푸시 라이엇 지지자들의 위험한 정신상태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푸시 라이엇 지지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전혀 무관한 사건을 이용해 흠집을 내려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31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9일 76세의 노파와 38세인 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부엌 벽에는 “푸시 라이엇을 석방하라”는 글이 영어로 크게 적혀 있었으며 범인이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피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아직 희생자들이나 범인과 푸시 라이엇과의 관계 여부는 밝혀진 것이 없다.

카잔시 범죄수사위원회 대변인은 푸시 라이엇의 지지자가 범행한 것이 아니라 일반 강도범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 이런 글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들은 푸시 라이엇 지지자들이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살인을 촉발했다”고 보도하고, 친정부 성향의 국영매체들도 이 사건을 푸시 라이엇과 연관시키며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로 도배하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의 한 관계자 역시 “만약 푸시 라이엇에 대한 러시아 내의 일부 지지자들과 서방 비판세력들의 옹호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푸시 라이엇 지지자들은 살인사건과 푸시 라이엇을 연계시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며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푸시 라이엇의 법정 대리인인 니콜라이 폴로조프 변호사는 트위터를 통해 “카잔 사건은 사이코패스가 저지른 충격적이고 끔찍한 도발”이라며 범인이 푸시 라이엇 이름을 거론한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유명 블로거 슬라비크 체네르는 “푸시 라이엇 지지자들이 시리아 내전에 책임이 있다”는 풍자적 글을 올려 이 사건을 연계시키려는 측을 비꼬았다.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얼굴에 복면을 쓰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했다.

푸틴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공연은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지방 법원은 지난 17일 체포된 3명의 단원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이들은 2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나머지 단원 2명은 체포를 피해 잠적했으며 국외탈출설이 나돌고 있다.

한편 국영 여론조사기관 VTsIOM은 최근 러시아인 1천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분의 1은 2년형이 과도한 처벌이라고 답했으며 31%는 적절하다고 밝혔다고 30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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